비싼 소고기는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굽기만 하면 고기 안의 풍미와 육즙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겉만 익고 속은 차갑거나 질겨질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준비 과정만 거치면 풍미는 물론 식감, 육즙까지 확 달라진다.
냉장 상태에서 바로 굽지 말고 실온, 핏물 제거, 적정 온도 조리, 그리고 휴지 시간을 지켜보면 맛의 차이는 확연하다. 이제부터 4단계로 깔끔하게 설명해줄게.
1. 냉장고에서 꺼낸 후 20분 실온에 두기
비싼 소고기는 굽기 전에 반드시 실온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한다. 냉장 상태의 차가운 고기를 바로 팬에 올리면 겉만 빨리 익고 속은 차갑게 남아 식감이 질길 수 있다. 20분 정도 실온에 두면 고기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균일한 온도로 조리된다.
이 과정 덕분에 팬 위에서 고기가 두꺼운 경우에도 겉과 속의 온도 차가 줄어들어 미디엄이나 미디엄 레어 상태로 구웠을 때 전체적으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실온 시간은 고기 두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5cm 이하 얇은 스테이크는 15~20분, 두꺼운 컷(2~3cm 이상)은 25~30분 정도 실온에 두는 것이 적당하다. 이 기간 동안 랩을 씌우거나 덮개를 씌워 이물질이 붙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2. 키친타월로 핏물 제거하기
고기 표면에 남아있는 핏물은 굽는 동안 스팀처럼 작용해 육즙을 빠져나가게 만든다.이걸 제거하지 않으면 팬에서 지글지글하면서 육즙이 많이 흘러나와 수분과 풍미가 줄어든다. 실온에서 꺼낸 후 키친타월로 꾹 눌러가며 핏물을 완전히 제거해줘야 한다.
핏물을 말끔히 제거하면 고기 표면이 건조해지고 팬에 잘 달라붙지 않으면서 깔끔한 마이야르 반응이 생긴다. 이 덕분에 외관은 갈색빛으로 바삭하게 익고 안쪽은 촉촉한 상태로 유지된다.이 단계만 잘 지켜도 다음 조리 단계에서 맛과 식감이 훨씬 좋아진다.
3. 미디엄 온도로 굽고 10분 정도 휴지 시간 갖기
핏물 제거 후 팬이나 그릴을 중불에서 충분히 예열해야 한다. 팬이 뜨거워지면 고기를 올려 바로 굽기 시작한다. 양쪽 면을 각각 2~3분 정도 굽고, 마지막에 가장 두꺼운 단면을 1분 정도 굽는다. 이때 미디엄을 목표로 하면 내부 온도는 약 55~60℃에 도달한다.
굽고 나서 바로 썰어버리면 육즙이 흘러나와 고기가 퍽퍽해진다. 그래서 꼭 10분 정도 휴지 시간을 줘야 한다. 알루미늄 호일로 살짝 덮어두면 온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휴지 시간 동안 고기 내부 수분이 전체적으로 퍼지면서 씹을 때 촉촉함과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4. 소스나 양념은 마지막에 살짝만 곁들이기
굽기 전이나 도중에 소스를 많이 바르면 고기 본연의 맛과 풍미가 묻힌다. 특히 와사비, 홀그레인 머스타드, 바비큐 소스처럼 강한 맛은 고기 풍미를 덮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굽고 나서 접시에 담은 후에 곁들임으로 살짝 찍어 먹는 방식을 추천한다.
소금과 후추 정도로만 간을 하고, 썰기 전에 약간의 올리브오일을 뿌려줘도 맛이 더 풍부해진다. 혹은 허브 버터 한 조각 올려서 녹이는 것도 부드러운 풍미를 더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고기 자체의 질 좋은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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