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岐阜) 현 다카야마(高山)의 산마치스지(三町筋)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상업가옥이 줄지어 있는 거리다. 수백 년 된 목조건물은 햇살을 받아 부드러운 빛을 발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준다. 가게마다 늘어선 공예품과 과자, 사케 양조장의 조합이 옛 정취를 한층 깊게 만든다. 특히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골목은 ‘리틀 교토’라 불릴 정도로 고즈넉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장인 손끝에서 탄생한 지역 특산품
산마치스지에서는 전통 공예와 음식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목제 공예품과 전통 유리, 나무로 만든 사루보보(猿ぼぼ) 인형 같은 지역 특산품이 목공방과 점포에 진열돼 있다. 사케 양조장에서는 지역 술 시음이 가능하며, 히다규(飛騨牛) 육포나 미타라시 당고 같은 간식은 여행 중 입맛을 사로잡는다. 장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품질은 소도시 여행자의 기대를 채워준다.

삼町 거리 너머 역사로의 산책
전통거리 외에도 다카야마 진야(高山陣屋)는 에도 시대 지방 관청 건물을 복원해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목조 건물과 정원, 옛 관청 사무 공간을 실제로 둘러보며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주변 언덕의 히가시야마 사원 지구는 돌계단과 옛 담벼락이 이어져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거리와 장소가 하나의 시공간으로 연결된다.

현지 맛집・숙소 정보 정리
간식 | 미타라시 당고 가게 | 200~400엔 | 골목 길목, 달콤하고 따뜻한 꼬치 |
간식 | 히다규 꼬치 | 500~800엔 | 시장 통로, 지방 소고기의 진한 풍미 |
술집 | 사케 양조장 시음 공간 | 300~700엔 | 거리 중간, 조용히 술 맛보는 공간 |
숙소 | 전통 료칸 도베(旅館 殿部屋) | 12,000~18,000엔/박 | 옛 가옥 체험, 조식 포함 |
숙소 | 게스트하우스 사루보보 | 4,000~6,000엔/박 | 가성비 좋고 골목 접근성 우수 |
계절 따라 빛나는 골목 풍경
사계절이 뚜렷한 다카야마에서 산마치스지는 계절마다 색이 달라진다. 봄에는 벚꽃이 목조건물 위로 흩날리고, 여름엔 신록이 골목을 푸르게 물들인다. 가을이면 빨갛게 물든 단풍이 전통 건물들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겨울에는 눈 덮인 목조 골목이 고요하고 운치 있는 겨울 풍경을 선사한다. 어떤 계절에 가도 변함없이 감성적인 풍경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옛 일본 속에 머무는 하루
산마치스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거리 자체가 소도시 일본의 과거와 현재, 손맛과 사람의 온기를 함께 전하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골목마다 쌓인 시간의 무늬, 장인들의 손길, 여행자의 발걸음이 만들어내는 하루는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잔잔한 여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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