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 위, 한 고양이가 앞발을 가지런히 모은 채 앉아 있습니다. 작은 얼굴엔 무심한 듯한 표정이 떠 있고, 눈은 반쯤 감긴 채로 앞에 놓인 콜라 페트병을 바라보고 있죠. 그 고요한 모습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곧 벌어질 예정입니다.

툭.
아무 예고도 없이 고양이의 앞발이 살짝 들리더니, 정확히 콜라병의 중앙을 가격합니다. 병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아— 또 시작이네”라는 듯한 한숨이 들릴 듯한 순간. 주인은 무심한 듯 페트병을 다시 테이블 위로 올려놓습니다. 다시 고요. 다시 침묵. 하지만 그건 단지 고양이의 ‘다음 행동’을 위한 카운트다운이었죠.

이번엔 조금 더 오래 바라봅니다. 병을, 그리고 주인을 번갈아 보며 짧게 눈을 깜빡입니다. “그래, 또 할 건데… 어쩔래?” 그런 기분마저 드는 묘한 시선. 그리고 또 한 번, 앞발이 조심스레 올라가더니 정확한 타이밍에 병을 쳐냅니다. 툭— 또다시 떨어진 콜라병. 반복된 행동 속에서도, 이 고양이는 전혀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엔 더 느긋해 보이죠.

레딧 사용자들도 이런 장면에 반응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 실험이다.” “고양이는 중력의 존재를 테스트 중이다”라는 댓글부터, “어느 날 저 페트병 안에서 뭔가 나올지도 몰라서 계속 쳐보는 거 아닐까?”라는 농담까지. 그저 웃고 넘길 일이면서도, 왠지 고양이의 표정에선 철학적인 고민이 엿보이는 듯합니다.

사실 우리도 비슷한 행동을 하곤 합니다. 누군가 말리는데도, 알면서도, 또 해보게 되는 행동들. 그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그런 반복. 그게 고양이의 장난이든, 사람의 선택이든, 때로는 그 안에 어떤 작지만 단단한 의지가 담겨있기도 하죠.

혹시 여러분도 지금 마음속에서 ‘툭’ 하고 한번 쳐보고 싶은 일이 있지 않으신가요? 결과는 이미 알지만, 해보지 않으면 괜히 찝찝하고, 그냥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은 그런 일. 어쩌면 그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작은 호기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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