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유팩을 헌 종이로만 보고 버리고 계셨다면 큰 손해입니다. 베란다 텃밭 고수들은 이 사각형 용기를 ‘뿌리 활착 촉진기’로 활용해 수확량을 두 배 이상 늘립니다.
버려질 뻔한 우유팩 하나가 흙 속 온도·수분을 완벽히 조절해 새싹을 암덩어리처럼 집어삼키는 곰팡이·진딧물을 차단합니다. 작은 재활용이 베란다 농사의 판도를 바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튼튼한 ‘심지 화분’으로 변신합니다

우유팩 바닥에 1 cm 구멍을 뚫고 면 끈을 심지처럼 끼워 두면 자동급수 화분이 됩니다. 물받이에 물만 채워 두면 면 끈이 모세관 현상으로 수분을 끌어올려 흙을 일정 습도로 유지하므로, 여름 휴가 5일 동안 물 주기를 잊어도 기후폭탄 같은 고온 탈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은박 코팅이 뿌리 온도를 잡습니다

우유팩 내부 은박층은 태양 복사열을 반사해 흙 속 온도 상승을 3 ℃ 이상 억제합니다. 열돔 현상으로 베란다 온도가 40 ℃를 넘겨도 뿌리가 암덩어리처럼 삶아지는 ‘뿌리 열사’가 방지돼, 상추·방울토마토가 한낮에도 시들지 않습니다.
칼슘·질소 ‘천연 비료통’으로 다시 쓰입니다

남은 우유를 비우지 말고 30 mL만 남긴 뒤 물 500 mL를 채워 3일 발효시키면, 칼슘·유산균이 가득한 액비가 완성됩니다. 잎에 하루 한 번 뿌리면 흰가루병·곰팡이를 80 % 이상 억제하고, 잎줄기 두께가 눈에 띄게 굵어집니다.
1 분 컷 ‘발아 보육장’으로도 제격입니다

우유팩 윗부분을 잘라 모서리를 펴면 깊이 4 cm의 미니 트레이가 됩니다. 키친타월을 깔고 씨앗을 놓은 뒤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48시간 안에 뿌리가 터져 나옵니다.
종이벽이 수분을 고르게 분산해 발아율이 30 % 이상 높아지고, 곰팡이 폭탄처럼 번지는 흰털곰팡이도 크게 줄어듭니다.
우유팩은 버려도 되는 쓰레기가 아니라 베란다 텃밭을 지키는 만능 도구입니다. 자동급수 화분, 온도 차단재, 천연 칼슘 비료, 고습 발아 트레이까지—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오늘 우유를 다 마신 뒤 바로 씻어 말리고, 흙 한 줌만 담아 보십시오. 작은 재활용 습관이 도시 농부의 수확과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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