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결혼 – “몰래 혼인신고”가 이혼의 도화선
최정우의 첫 결혼은 30대 초반, 배우로서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결혼에 대해 확신이 없었고, 자유로운 삶을 중시하는 성향이었다
그러나 당시 연인이었던 첫 번째 아내가 결혼을 강하게 원했고, 두 사람은 혼인신고 없이 동거에 가까운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혼인신고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약 2년 뒤 아내가 본인 몰래 혼인신고를 해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 일은 최정우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배신감과 분노가 겹치면서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첫 번째 이혼 이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 연출, 포장마차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한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다. 이 시기 그는 연극 ‘불 좀 꺼주세요’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두 번째 결혼 – “힘든 시기, 한마디에 끝난 이혼”
50대가 된 최정우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을 만나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번에도 그는 혼인신고에 대해 소극적이었고, 아내 역시 처음에는 혼인신고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 3년 차에 아내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민망하다. 도둑 살림하는 것도 아니고 혼인신고를 하자”고 설득했고, 결국 두 사람은 협의 끝에 혼인신고를 하게 됐다. 그러나 두 번째 결혼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미국에 체류하던 아내와 떨어져 있던 최정우는 당뇨 진단을 받으며 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서러운 마음에 아내에게 “너 때문에 내가 병이 났으니 이혼하자”고 말했고, 아내는 별다른 말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대화가 오간 바로 다음 날 두 사람은 법원에서 이혼 절차를 마쳤다. 최정우는 이혼 과정에서 재산도 모두 넘겨주고 사실상 빈털터리가 됐다고 회상했다.
세 번째 결혼 – 11살 연하 재일교포 아내와의 새로운 시작
두 번의 이혼을 거친 뒤, 최정우는 11살 연하의 재일교포 출신 여성과 세 번째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은 소속사 계약을 위해 방문한 식당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일본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가까워졌다.
아내는 초혼이었고, 잔소리, 결벽증, 분노조절장애, ADHD 등 개성 강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최정우는 “만난 여자 중 최강의 아내”라고 표현했다. 아내는 화가 나면 “영감님”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동네에서 “싸움닭”이라고 소문날 정도로 솔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최정우는 세 번째 결혼 생활에 대해 “평온함과 행복을 찾았다”고 밝혔으며, 이전 결혼과 달리 아내와의 현실적인 소통과 유머,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지금 아내와는 서로 너무 안 맞는 부분도 많지만, 좋은 점도 많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혼인신고에 대한 복잡한 심경과 가족사
최정우가 혼인신고를 꺼렸던 데는 어린 시절의 가족사와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그는 “어머니가 ‘너는 애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나도 모르게 세뇌당했다. 그래서 혼인신고도, 자녀 계획도 꺼리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런 배경은 그가 결혼 제도 자체에 대해 일정한 거리감을 두게 만든 원인 중 하나였다.
대중적 이미지와 실제 삶의 간극
최정우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재벌 회장, 검사, 경찰, 대기업 임원 등 중후한 전문직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실제 사생활에서는 결혼과 이혼, 혼인신고를 둘러싼 갈등, 건강 문제, 경제적 기복 등 평범한 인간의 고민과 상처를 고스란히 겪었다. 그는 “한국 배우가 세 번 결혼했다고 하면 나를 좋게 봤던 사람들도 안 좋게 볼 것 같아 그동안 숨겨왔다”며, 자신의 삶을 예능에서 처음으로 솔직하게 공개했다.
배우 최정우의 마지막 행보와 유산
최정우는 2025년 5월 27일, 향년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공황장애, 우울감 등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해왔으며, 마지막까지 드라마와 영화, 예능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대중에게 “결혼과 이혼, 혼인신고는 각자의 사정과 선택이 있다. 중요한 건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삶에 솔직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정우의 삶은 결혼과 이혼, 그리고 혼인신고를 둘러싼 갈등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다시 일어서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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