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이미 멸종했다고 여겨지는 리드비터 주머니쥐(Leadbeater’s possum)가 관찰 카메라에 잡혔다. 귀여운 외모로 널리 사랑받는 리드비터 주머니쥐의 영상에 야생동물 전문가들이 환호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 산하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질국(DCCEEW) 프레드 포드 박사 연구팀은 4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주내에서 멸종한 것으로 보고된 리드비터 주머니쥐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리드비터 주머니쥐는 유대류 주머니쥐의 일종이다. 호주와 뉴기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등에 분포한다. 호주의 경우 빅토리아주 외의 지역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프레드 박사는 “주의 멸종 위기종 보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더 많은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노력이 주효했다”며 “이번 성과는 지난해 코지우스코 국립공원 주변에 관찰 카메라를 보강 설치하고 얻은 값진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지우스코 국립공원 주변 관찰 카메라 영상은 최근 수거돼 분석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2일 새벽 한 카메라가 찍은 영상에서 리드비터 주머니쥐를 확인했다.
프레드 박사는 “리드비터 주머니쥐는 불과 10초라는 짧은 시간 카메라에 잡혔다. 숲의 요정이라는 애칭처럼 상당히 귀여운 외모가 우리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며 “이 동물은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약 140~200년 전 서식한 개체의 뼈가 남았을 뿐 현재 멸종했다. 영상을 확인했을 때 소름이 돋았다”고 돌아봤다.



리드비터 주머니쥐는 몸길이 15~17㎝, 꼬리 길이 14.5~18㎝, 몸무게 100~170g이다. 꼬리는 끝이 굵고 온몸은 회색이며, 몸 중앙에 검은 세로 줄무늬가 들어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CR(심각한 위기) 등급 멸종위기종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멸종위기종의 관찰과 보호를 위해 카메라나 적외선 장비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코지우스코 국립공원 주변에 리드비터 주머니쥐가 더 서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멸종위기종이 분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봤다.
학계는 엄청난 분량의 영상과 사진을 들여다보며 리드비터 주머니쥐의 존재를 확인한 연구팀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적외선 카메라나 드론 등 관찰 장비가 점점 발달하는 만큼, 멸종위기종이 있다고 생각되는 지역의 집중 조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역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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