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의 붕괴와 전 세계 충격
2021년 8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전격 점령했다. 수많은 아프간 민간인과 외국 대사관 관계자, 조력자들이 생존을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고, 일부는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려 추락하는 비극적인 장면으로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국가 붕괴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국의 신속한 대응, ‘작전명 미라클’의 시작
대한민국 정부는 이 위기 상황을 단순히 ‘현지 교민 철수’로 보지 않았다. 즉시 국가 차원의 군사 작전을 준비했고, 이 작전은 ‘Operation Miracle(미라클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극비리에 시작됐다. 목표는 아프간 현지에서 한국과 함께 일해온 조력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남아 있던 한국인들을 무사히 구출해내는 것이었다.
작전 계획은 군과 외교부, 정보기관 간의 철저한 협조 아래 이뤄졌고, 가장 큰 난관은 탈레반이 점령한 카불 공항으로 안전하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C-130J 수송기와 특수부대 CCT의 투입
작전의 실행은 공군의 C-130J 수송기 3대를 통해 진행됐다. 이 항공기들은 아프가니스탄 공역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접근했고, 활주로에 접근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이었다.
이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공군 CCT(Combat Control Team)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공항에 먼저 진입해 활주로 상황을 확보하고, 탈레반의 감시 속에서 조력자들을 안전지대로 유도했다. 이들의 임무는 단순한 ‘수송 보조’가 아니라, 생명을 건 작전지휘였다.

390명 전원 구조 성공, 단 한 명도 남기지 않았다
미라클 작전의 결과는 단연 성공적이었다. 한국인 대사관 직원은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협력한 조력자들과 그 가족들까지 포함된 390명이 전원 무사히 구출됐다. 이 중에는 여성과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으며, 수송기 내부는 좌석 대신 바닥 공간까지 활용해 가능한 모든 인원을 태웠다.
이들을 태운 수송기는 제3국을 경유해 대한민국으로 향했고, 도착 후에는 모두 법무부의 특별체류 조치와 정착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이 됐다.

작전 성공의 배경, 정보와 외교의 총합
이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한 군사력 외에도 정보기관의 사전 분석, 외교부의 탈레반 측과의 간접 협상, 그리고 미군과의 작전 협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정부는 작전 초기부터 언론에 노출하지 않으며, 비공식 루트를 통해 공항 내 안전 구역을 확보했고, 조력자 가족들이 한곳에 모이도록 유도했다. 수십 개 국이 철수 작전을 진행한 상황에서, 한국은 단독으로 전원 구조에 성공한 몇 안 되는 국가가 됐다.

세계 속에서 돋보인 한국의 위기 대응 능력
같은 시기 미국, 영국, 독일 등 각국이 자체 대피 작전을 전개했으나, 일부 국가는 자국민만 구조하거나 일부 조력자를 남기고 철수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조력자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도 높이 평가됐다.
또한 이 작전은 군사 외교 분야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단일 국가가 자체적으로 수송기, 특수부대, 외교력, 정보 역량을 동원해 실행한 구조 작전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 작전이 남긴 교훈과 전략적 가치
- 국민을 지키는 국가의 의지
아프가니스탄처럼 급변하는 지역에서도 자국민과 조력자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 의지를 실현했다. - 정보력과 군사력의 융합
평시엔 잘 보이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정보와 군사, 외교가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 국제적 책임과 이미지 상승
한국은 이번 작전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국가는, 국민과 조력자를 끝까지 지킨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이 보여준 구조 작전은 단순한 성공 사례 그 이상이다. 위기 앞에서도 조용히 준비하고 과감히 실행한 작전은, 대한민국이 단지 경제 대국을 넘어서 이제는 군사·외교적으로도 자립한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했음을 상징한다. 이 작전은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국가의 책임감을 입증한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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