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깔린 어느 조용한 공간. 고양이 엠버가 몸을 옆으로 기울인 채 정갈히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목욕을 시작합니다. 사람 손이 닿지 않아도, 물 한 방울 없이도, 고양이에게 ‘목욕’이란 건 자기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완성되는 일이니까요.
엠버는 앞발을 한 번 핥고, 그 발로 얼굴을 쓸어올립니다. 그 동작 하나하나가 놀라울 정도로 유려하고 정돈되어 있습니다. 눈을 살짝 감은 채, 이마부터 콧등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조심스럽게 훑는 그 모습은 마치 예술가의 손놀림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이어 몸을 살짝 틀더니, 이번엔 옆구리를 핥기 시작합니다. 혀는 빠르게 움직이지만 동작엔 조급함이 없습니다. 매끄럽게 정돈된 털 사이로 엠버의 혀가 지나갈 때마다, 그곳은 다시 윤기 있는 결로 돌아오죠.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평온합니다. “누구도 날 대신할 수 없어.” 그런 자부심이 눈빛에 스며 있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레딧의 한 유저는 말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우아한 자기관리 중 하나: 고양이 목욕.”
사실 이건 단순한 몸단장이 아니라, 엠버에게는 감정 조절의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털을 고르면서 하루의 긴장을 덜고, 주변을 잊은 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사람으로 치자면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조용히 하루를 정리하는 기분과 비슷할까요?
여러분도 이런 순간이 있지 않나요? 말 없이 조용히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을 때, 누군가의 위로나 조언보다 오히려 혼자만의 루틴이 위로가 될 때 말이죠. 엠버는 그걸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물소리도, 타인의 손길도 없이—그저 자신만의 방법으로 깨끗해지고, 정리되고, 다시 평온해지는 법을요.
고양이는 참 신비한 동물입니다. 누군가를 애타게 찾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죠. 그 경계선 위에서 엠버는 오늘도 조용히 몸을 핥으며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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