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군이 반한 한국 무인수상정 ‘해령’, 세계로 뻗어가는 바다 유령
경남 거제 장목항에서 진행된 무인수상정 ‘해령’ 시연회에서 그리스 합동참모본부 고위 관계자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시연 내내 바다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하는 해령의 움직임에 집중했고, 행사가 끝나자 가격과 공급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까지 던졌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수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반응이다.
해령, 진정한 ‘바다의 유령’을 증명하다
시연회에서 해령은 완전 자율로 임무를 수행했다. 지휘 차량에서 전달된 명령을 받자마자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해저를 탐색했고, 기뢰 모형을 정확히 찾아냈다. 복귀 도중 낚싯배가 경로를 막자 해령은 인공지능을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자율 회피 기동을 통해 안전하게 항로를 변경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이뤄진 이 모든 과정은 무인수상정의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그리스가 무인수상정에 주목하는 이유
그리스는 6,000개 이상의 섬과 1만 5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안선을 보유한 해양국가이다. 하지만 청년 인구 감소와 함께 해군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무인체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이웃 국가와의 해상 분쟁, 난민 유입 등으로 연안 경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무인수상정은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연회를 지켜본 그리스 군 관계자들은 “무인 시스템이 우리 해양 방어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령의 세부 성능과 기술적 강점
해령은 길이 12미터, 무게 14톤으로 최고 시속은 74km, 자율 항해 거리도 440km에 이른다. AI 기반의 표적 탐지 시스템과 장애물 회피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자율 정박과 출항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음파탐지기를 활용한 해저 스캔으로 기뢰나 잠수함 탐지도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원격 조종 보트를 넘어선 첨단 무기체계로, 현대 해상 전투의 비대칭 전략에서 강력한 우위를 제공한다.
무인수상정의 부상과 세계 시장 동향
최근 무인 무기체계의 중요성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해상 드론이 전투기를 격추한 사례는 무인체계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낮은 비용으로 높은 성과를 얻는 효율성 덕분에 주요 국가들이 앞다투어 무인수상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며, 한국은 기술력과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해양 무기체계의 미래, 해령이 연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의 무인수상정 개발 이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는 군집형 무인체계 개발까지 진척시켜왔다. 이러한 기술력은 방산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해령은 그 상징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향후 한국 해군과 해양경찰의 무인체계 실전 배치와 함께 수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리스와의 상담이 첫 사례가 된다면 한국은 미국, 이스라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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