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루 1억 원 행사…90년대 무표정 미녀의 전성기
1990년대,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를 휘어잡던 혼성 듀오 ‘투투’의 황혜영은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였다. ‘일과 이분의 일’이라는 곡으로 무대에 오른 그녀는 단 한 번의 등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당당한 분위기와 독특한 무대 의상은 유행을 선도했고, 가요계뿐 아니라 패션계까지 그녀의 스타일을 베끼느라 분주했다. 무표정한 표정이 오히려 매력으로 통했던 그녀는 당대 ‘시크’라는 단어의 원조 격이었다.

🚁 헬기까지 동원된 스케줄…행사비만 하루 1억 원
인기의 여파는 엄청났다. 하루 스케줄만 12개,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을 누비는 일이 일상이었다. 교통수단만 해도 퀵 오토바이, 보트, 심지어 헬기까지 등장했을 정도였다. 그녀가 밝힌 당시 행사비는 노래 두 곡 기준 2천만 원.

단순 계산만 해도 하루에 다섯 곳을 돌면 1억 원이 넘는 수익이 쌓였다. “사무실에 가면 현금 뭉치가 책상 위에 쌓여 있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 그녀 삶의 현실이었다.

🕳 무대 뒤엔 어둠도…해체 후 찾아온 깊은 침묵
하지만 전성기 뒤엔 무거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행사와 스케줄에도 정산 문제로 실제 손에 쥔 돈은 얼마 되지 않았고, 급기야 팀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황혜영은 충격과 우울증으로 4년간 집 밖을 거의 나서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모두가 박수칠 때 퇴장했지만, 정작 그녀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던 셈이다. “무대가 그리웠지만 다시 설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는 회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 쇼핑몰 CEO로 다시 선 무대
그러나 그녀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마음을 추스르고 선택한 새로운 길은 바로 쇼핑몰 창업. 직접 제품을 고르고 고객 응대를 하며 서서히 매출을 쌓기 시작했고, 지금은 연매출 100억 원을 넘기는 CEO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방송보다 장바구니에서, 마이크보다 택배 상자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 “내가 번 돈으로 내 삶을 다시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 인생 2막, 일과 가족을 모두 품은 삶
황혜영은 2011년 정치인 김경록과 결혼해 두 쌍둥이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지금은 아침 도시락을 싸고, 저녁에는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과거의 인기를 버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딛고 지금을 만들어온 그녀. 화려했던 무대 뒤의 상처도, 좌절의 시간도 결국 새로운 무대로 이어졌다. 황혜영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반가운 이유는, 그 속에 멈추지 않는 도전이 있기 때문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