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이용한 동물매개치료 동영상만 접해도 심신의 치유 효과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물매개치료란 동물과 상호 교감을 통해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요법으로 개는 물론 고양이, 말, 돌고래, 새 등이 동원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인간과 동물의 소통(Human-Animal Interactions) 최신호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동물매개치료를 위해 훈련받은 개, 즉 테라피 독(therapy dog)의 동영상도 사람의 질병 치료 효과가 있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동영상을 5분 보는 것만으로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스트레스 경감 효과가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한 레베카 고다드 연구원은 “개와 접촉하면 고독감과 불안감이 줄고 심신 건강이 개선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다만 훈련받은 테라피 독과 환자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영상 만으로 효과가 입증된 점은 놀랍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계기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실시된 병원 및 복지시설의 개 동물매개치료 제한 조치다. 개와 접촉하지 않아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평균 21세 대학생 963명과 평균 41세 일반 성인 122명을 모아 테라피 독 영상을 5분간 보여줬다.
레베카 연구원은 “실험 참가자들이 영상 시청 전에 느끼는 스트레스를 15단계로 자체 평가하고, 동영상 시청 후 스트레스 변화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모든 그룹에서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저하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그룹의 스트레스 지수는 평균 3.33에서 2.53으로 크게 개선됐고, 일반 성인 그룹도 3.07에서 2.43으로 분명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특히 여성들의 스트레스 경감 효과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불과 5분 만에 저비용으로 동물매개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테라피 독 영상을 온라인으로 원격 시청하면 실제 치료보다 비용이 덜 들고 이동 시간도 불필요해 환자들의 이용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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