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포병 수장 방한…K9 자주포 도입 초읽기
최근 이라크 포병 수장이 한국을 방문하며 K9 자주포 도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왈리드 칼리드 후세인 소장은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을 찾아 K9 자주포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성능 시연에도 참관했다. 이어 서울 본사에서 한화 경영진과의 회동을 통해 기술적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구체적인 구매 의사를 드러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견학이 아닌 실제 도입을 위한 사전 절차로 해석된다. 이라크는 복잡한 안보 환경과 독특한 지형 특성을 고려해 K9을 최적의 포병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9의 내구성과 기동성, 자체 엔진 기반 안정성 등이 도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지형에 최적화된 K9 자주포
이라크는 오랜 내전과 테러로 인해 군사력 재건이 시급한 상황이며, 사막과 산악이 혼재된 지형은 작전 장비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K9 자주포는 바로 이러한 조건에 맞춰 설계된 무기 체계로 평가받는다. 험지를 주행 가능한 고기동성과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전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특히 한화가 자체 개발한 국산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외부 수출 규제에서 벗어난 점은 이라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중동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한국산 무기는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집트에서의 운용 사례도 이라크의 도입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라크의 방산 협력 확대 가능성
이라크는 현재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도입도 추진 중이며, 여기에 K9까지 도입된다면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수입 관계를 넘어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K9은 이미 한국을 포함해 10개국 이상에서 사용 중인 검증된 자주포로, 높은 신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무기다.

여기에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옵션까지 제공되는 점은 이라크의 방산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의 무기체계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서방 표준과 호환되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국가에서 선택받고 있다. 중동 국가들의 수요에 맞는 유연한 공급 체계는 한국 방산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국산 엔진의 자립성과 전략적 의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체 엔진 개발은 한국 방산 산업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기존 독일산 MTU 엔진에 의존했던 체계에서 벗어나면서 무기 수출의 제약을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라크와 같은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국가들과의 거래도 가능해졌다. 이집트 K9 수출에 국산 엔진이 적용된 이후 중동 지역 내 한국 무기 체계의 신뢰도는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이라크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으며, 엔진을 포함한 전체 무기 시스템의 국산화 여부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향후 유지보수 및 부품 수급의 안정성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기술 자립은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방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K9 도입의 미래와 한국의 중동 전략
이라크의 K9 자주포 도입은 한국 방산 산업의 중동 진출 확대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중동 지역은 세계 무기 수입의 약 3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무기들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단순한 무기가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되며, 이라크의 안보 역량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가 가능하다.

또한 이를 계기로 한국은 이집트, UAE 등 중동 주요국과의 방산 협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며, 방산 분야의 외교적 입지도 강화될 전망이다. 경제적 이익은 물론, 기술력 입증과 글로벌 신뢰도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사업이다. 이라크와의 방산 협력은 단기적 계약을 넘어 장기적인 동반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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