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 유전병이 앗아간 가족, ‘마르판 증후군’ 한기범의 고백
1980~90년대 농구 팬들이 ‘전설’로 기억하는 한기범. 그는 최근 유튜브 ‘정호근쌤의 인생신당’에 출연해 충격적인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바로 희귀 유전병 ‘마르판 증후군’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와 남동생이 40대 젊은 나이에 잇따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한기범 본인 역시 같은 병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마르판 증후군이란…‘키 큰 유전자’의 잔혹한 대가
마르판 증후군은 FBN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뼈와 관절, 심혈관계, 눈, 폐 등 신체 여러 부위의 결합조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이 병을 가진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키가 크고 팔다리, 손가락이 긴 체형을 띄우는 일이 많다. 척추가 휘거나, 가슴뼈가 돌출 혹은 함몰되며,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심장, 특히 대동맥에 집중된다. 대동맥 벽이 약해져 대동맥 확장 및 파열, 대동맥류, 심장판막 이상 등이 발생해 심장마비나 급사의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질병이 발견되면 대부분 관찰과 관리뿐만 아니라, 위험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뒤따른다. 또한 눈의 수정체가 탈구되거나 망막박리, 심한 근시, 녹내장 및 백내장 위험도 증가한다. 폐 역시 약해져 기흉, 폐기종 등 호흡기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한기범 가족의 비극, 그리고 생존을 위한 싸움
한기범의 가족사는 이 유전병의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버지에 이어 남동생까지 잃었던 그는, 본인 역시 심장 이상 소견이 발견돼 두 번의 수술까지 감행해야 했다. 의사가 “100% 죽는다”고 말할 정도로 위험했던 상황이었지만, 한기범은 “운 좋게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라고 말한다.
더 큰 고민은 자녀, 특히 아들의 건강문제다. “50% 확률의 유전이 있다 보니 아들도 검사를 일찌감치 받았다. 다행히 외형적 특징은 없고 유전적으로도 거의 나타나지 않아 있지만, 대를 이어 나타날 위험은 여전히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많은 유전질환들이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언제 나타날지 예측이 어렵다.

희귀병 마르판, ‘완치법’ 없는 평생관리의 숙명
마르판 증후군은 완치법이 없으며, 일생 동안 증상·합병증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심장전문의, 안과, 정형외과 등 모든 분야의 협진이 필요하고, 합병증 고위험군인 대동맥 확장 등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현대의학은 대동맥 파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수술 및 약물치료, 생활습관 관리법을 주요 대처법으로 삼는다.
이 병의 환자와 가족 모두가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마르판의 그림자’에서도 희망 찾는 한기범
한기범은 개인적 고통에도 불구, 자신의 병과 가족의 사연을 숨기지 않고 공개했다. 그는 “이 고통을 알리고 희귀병 환자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며,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 돕기, 청소년 건강 농구대회 등 사회적 기여에도 힘쓰고 있다.
대중은 “전설의 농구선수이자, 유전병과 싸운 생존자”, “가족을 잃은 아픔 속에서도 이웃을 돕는 진짜 영웅”이라며 한기범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요약
한기범은 유전병 ‘마르판 증후군’으로 아버지와 남동생을 잃었고, 자신 역시 두 번의 심장수술을 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이 질환은 치명적인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해 ‘100% 죽는다’는 진단까지 받기도 했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지속적인 관리와 조기 개입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기범은 가족의 비극에도 불구, 사회공헌과 희귀병 환자 응원에 앞장서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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