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각 구강질환별 구강질환이 있는 사람(실선)과 없는 사람(점선)의 전체 암의 누적 발생률](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7/CP-2023-0441/image-c3b2211b-24ba-4259-b8f6-75c6a161f9a8.jpeg)
서울대병원이 충치, 치은염, 치아 상실 등 구강질환이 암 발생과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 성인 약 384만 명을 10년 이상 추적해 정량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공중보건 분야에서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는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가 공동 수행했다. 이들은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384만 5,280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 자료를 연계해, 충치·치은염·치아 상실의 유무에 따른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구강질환이 있는 집단은 전체 암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특히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대장암은 13%, 간암 9%, 위암 8%, 폐암 4%까지 발생 위험이 상승했다. 치은염도 간암과 대장암 발생률을 각각 8%, 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사망률 또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암 사망은 37,135건이었으며, 구강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2% 증가했다. 특히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 21%, 간암 16%, 대장암 14%, 폐암 8%까지 증가했다. 치은염 역시 간암 사망률을 11% 높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50세 이상 장년층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이 연령층에서 치아 상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높였으며,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에서 특히 높은 발생률이 확인됐다. 또한 소득 수준이 높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구강질환과 암 발생 간의 상관성이 더욱 강화됐다.
김계형 교수는 “치주 질환 등 구강질환은 단순한 국소적 문제를 넘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암 발생과 진행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위생 관리는 암 예방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연 박사도 “이번 연구는 고(故) 안형식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공중보건에 대한 헌신을 이어받아 수행됐다”며 “국가 단위 자료를 연계해 구강질환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Progress’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통합적인 예방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7/CP-2023-0441/image-1c756948-e47e-49da-b3f0-9e9ff5f6c512.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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