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암은 혀에 발생하는 구강암의 일종으로, 특히 혀의 옆면(측면)과 바닥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고 자극을 자주 받는 부위인 만큼, 다른 구강 점막보다 상처와 염증이 자주 생길 수 있는데 바로 이 점 때문에 설암의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설암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지속하는 중장년층 남성에서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설암이 진행되기 전까지 별다른 통증이 없거나, 흔한 구내염이나 혓바늘로 오인되기 쉬운 증상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설암은 빠르게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고 림프절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 이상 징후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혀 측면의 궤양,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의심
혀의 옆면에 생긴 궤양이나 하얗게 벗겨진 병변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구내염이 아닐 수 있다. 특히 불규칙한 경계와 딱딱한 느낌, 통증 없는 괴사 조직이 만져진다면 설암 초기 병변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궤양은 초기에 감각이 둔하거나 통증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조직검사 결과 악성 변화가 진행 중인 상태로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아나 틀니, 교정기 등에 의한 반복 자극이 병변 부위와 맞닿아 있다면, 그 자극이 암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어 더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설통(혀의 통증),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된다면 위험
대부분의 설암 초기 환자들이 경험하는 증상 중 하나는 설명할 수 없는 혀 통증이다. 구내염처럼 특정 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말할 때, 삼킬 때, 혹은 그냥 가만히 있을 때도 혀의 일부에서 묘한 통증이나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통증은 일반적인 혓바늘과는 달리 위치가 변하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물이나 음식을 삼킬 때, 혓바닥 뿌리 쪽 깊은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구강외과나 이비인후과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설면의 비대칭 돌출, 혹처럼 만져진다면 경고 신호
혀의 한쪽 면이 다른 쪽보다 도드라지게 부풀어 있거나, 눌렀을 때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는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이는 일반적인 염증이나 부종과는 다르며, 근육 조직 내부에 종양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을 의미할 수 있다.

설암은 혀의 깊은 조직부터 침윤적으로 퍼지는 특성이 있어 겉으로 큰 변화가 없어도 내부에서 뿌리처럼 퍼질 수 있다. 특히 이런 결절이 혀의 옆면이나 밑부분에 있다면, 조기에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 무통성 결절은 특히 암성 병변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다.

혀의 움직임 이상, 말하거나 삼키는 기능 저하
설암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되면 혀의 운동에 제한이 생긴다. 평소보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혀가 한쪽으로만 치우쳐 움직이고, 음식을 씹고 삼킬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혀는 음식 섭취와 발음, 호흡의 보조 역할을 동시에 하는데, 설암으로 인한 신경 침범 또는 조직 파괴가 일어나면 이 기능들이 손상된다. 이런 증상은 진행성 병변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간혹 초기 단계에서도 혀 밑의 움직임에 미묘한 이상이 감지되기도 한다. 특히 갑작스러운 혀 마비 증상은 말초신경 침범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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