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립선암은 비교적 진행이 느리고, 조기 발견 시 예후도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전립선암이 단순히 ‘느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급격하게 전이되며, 뼈나 림프절에 퍼지기 쉬운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전립선암 환자가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경우, 질병의 진행이 현저하게 느려지고 생존율도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식품이 전립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토마토 – 리코펜의 항산화력이 전립선세포를 보호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식품은 토마토다. 토마토에 풍부한 리코펜(lycopene)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전립선 세포에 쌓이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산화 스트레스는 전립선암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을 유도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리코펜은 이를 억제해 세포 변형과 염증 반응을 완화시킨다.

특히 익힌 토마토에서 리코펜의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생토마토보다 토마토소스, 스튜, 볶음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루 1~2개 분량이 적정하다.

브로콜리 – 설포라판이 암세포 성장 경로를 차단한다
브로콜리는 전립선암 예방 식품으로 수차례 임상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받았다. 핵심은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유황화합물로, 암세포가 성장하고 증식하는 유전자 경로를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브로콜리는 이 외에도 비타민 C, 엽산, 섬유소가 풍부하여 면역력과 대사 기능을 함께 높여준다.

영국 요크대 연구팀은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남성들에게 매일 브로콜리를 섭취하게 한 결과, 암 진행 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느려졌다고 발표했다. 데치지 말고 살짝 볶거나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연어 –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과 암세포 전이를 완화한다
지방이 많은 생선, 특히 연어는 전립선암 예방과 진행 지연에 도움이 된다. 연어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은 항염 작용을 통해 암세포 주변의 염증성 미세환경을 개선하고, 전립선 주변 조직으로의 침윤 및 전이 가능성을 낮춘다.

특히 혈중 오메가3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전립선암의 악성 진행률이 낮다는 역학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단, 튀김이나 가공된 생선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구이나 찜, 생선회 형태로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 2~3회 정도가 적정 섭취 빈도다.

녹차 – 카테킨이 암세포 사멸과 증식 억제에 작용한다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catechin)은 항산화 및 항암 성분으로, 전립선암 세포의 세포주기 조절과 세포 사멸 유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일본, 중국 등 녹차 섭취량이 높은 지역에서 전립선암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낮은 역학적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루이지애나대 연구에서는 하루 3잔 이상의 녹차를 섭취한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암 진행 속도가 확연히 느려졌다는 결과가 있었다. 단,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녹차 농도를 약하게 하거나 디카페인 녹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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