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채소를 생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양소 손실을 줄이고, 섬유질 섭취를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든 채소가 날 것으로 먹어도 안전한 건 아니다. 일부 채소는 생으로 섭취할 경우 소화 장애, 영양소 흡수 저해, 특정 독성 노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마시거나 샐러드로 자주 먹는 채소일수록 조리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래는 생으로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소 4가지와 그 이유다.
1. 비트 – 산화질소 증가와 철분 흡수 방해, 과도한 생섭취는 주의해야
비트는 혈관 건강에 좋은 채소로 알려져 있지만, 생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산화질소(nitric oxide) 수치를 과도하게 높여 저혈압이나 두통, 어지러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미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는 생비트 주스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비트에 포함된 옥살산(oxalic acid)은 칼슘, 철분 등 미네랄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며, 신장 결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치면 옥살산이 상당량 제거되기 때문에, 익혀 먹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섭취법이다.
2. 파슬리 – 생으로 다량 섭취 시 독성 성분 ‘아피올’ 주의
파슬리는 보통 향신채로 소량 사용되지만, 주스로 갈아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 독성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생파슬리에는 아피올(apiol)이라는 방향족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과량 섭취 시 간과 신장에 부담을 주고, 특히 임신 중 여성에게는 자궁 수축 유발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과거 유럽에서는 파슬리를 고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유산 유도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파슬리는 익히면 아피올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스로 섭취할 경우 반드시 소량만 사용하거나 열처리를 거쳐야 한다.
3. 브로콜리 – 생으로 먹으면 갑상선 억제하는 ‘고이트로겐’ 문제
브로콜리는 항산화 성분과 섬유질이 풍부하지만,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채소다. 그 이유는 고이트로겐(goitroge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물질은 요오드 흡수를 방해하고, 갑상선 호르몬 생성 저해에 관여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생 브로콜리를 장기간 주스로 섭취한 사람 중 갑상선 수치 불균형을 경험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행히 고이트로겐은 데치거나 찌는 간단한 조리 과정만으로 대부분 제거되므로,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4. 시금치 – 생으로 먹으면 결석 위험 높이는 ‘옥살산’ 함유 채소
시금치는 대표적인 잎채소지만, 생으로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해 수산칼슘 형태의 결석을 유발할 수 있는 옥살산(oxalic acid)을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칼슘 흡수율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신장 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건강주스나 클렌즈 주스로 시금치를 생으로 자주 섭취하는 이들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 시금치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면 옥살산이 효과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익혀 섭취하는 것이 결석 예방과 영양 흡수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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