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가 아닌 일상 그 자체다. 아침 출근길, 점심 후, 피곤할 때마다 마시는 커피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리듬이자 루틴이다. 최근엔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가 심혈관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커피에 ‘설탕’을 넣는 순간,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커피가 주는 건강 이점은 유지되면서도 설탕이 끼치는 해로운 영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랙커피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영국 생의학 데이터베이스 ‘UK 바이오뱅크’에서 약 50만 명을 10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평균 10~15% 낮았다.
이는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뿐 아니라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같은 항산화 성분이 혈관 내 염증을 줄이고, 혈압을 안정시키며, 혈관 확장을 돕는 등 다양한 긍정적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블랙커피 기준에서 이 같은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고,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일정 부분 유사한 효과가 확인됐다.
설탕을 넣는 순간, 심혈관 보호 효과는 상쇄될 수 있다
문제는 커피 그 자체보다, 여기에 첨가되는 설탕의 양과 빈도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은 1일 총 당류 섭취량이 총 섭취 칼로리의 10%를 넘으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커피를 하루 2~3잔 이상 마시게 되면, 결과적으로 혈당 변동 폭이 커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며, 이는 동맥 경화, 고혈압, 중성지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커피 자체의 항산화 효과가 설탕으로 인한 심혈관 부담에 의해 상쇄되거나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당 함량은 커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 음료의 경우, 블랙커피는 설탕이 거의 없지만 믹스커피, 캬라멜 마끼아또, 프라푸치노 같은 음료는 한 잔에 설탕 2~6스푼이 들어갈 수 있다. 예컨대, 믹스커피 1포에는 평균 5~6g의 당이 들어 있으며, 이는 하루 당류 권장량(성인 기준 50g)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스타벅스 기준 톨 사이즈의 ‘카라멜 마끼아또’에는 25g 이상, 프라푸치노 제품은 30~40g의 당류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커피를 통한 당 섭취가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설탕 외에도 주의해야 할 커피 속 ‘숨은 성분들’
설탕 외에도 커피믹스에는 포화지방이 함유된 프리마(크리머)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중성지방 수치를 높여 혈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시럽이 많이 들어간 커피는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당뇨병 전단계인 인슐린 저항성 체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커피를 건강하게 마신다는 전제 아래, 첨가물과 제조 방식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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