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음악을 들으려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 사람은 매우 많다. 런닝머신이나 웨이트를 하며 리듬에 맞춰 집중하려는 목적이겠지만,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귀 안에 무리한 스트레스와 습기가 쌓여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귀는 외부 자극과 온도 변화에 민감한 기관인데, 운동할 때는 체온이 상승하고 땀이 나면서 귀 속이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뀐다.
이런 상태에서 실리콘 이어팁 같은 밀폐형 이어폰을 장시간 꽂고 있으면, 귀 내부의 통풍이 막혀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하기 쉬운 조건이 된다. 이로 인해 외이도염이나 진균성 귀 감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엔 가려움이나 이물감 정도지만 방치되면 통증, 분비물, 심지어 청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땀과 피지가 이어폰 속 세균 번식을 부추긴다
운동 중 이어폰을 사용하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땀과 피지, 귀지의 축적이 이어폰 표면에 그대로 남아 세균 번식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특히 귓속형 이어폰은 귀 안 깊숙이 밀착되기 때문에 땀과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이어폰 팁에 세균이 자리를 잡기 쉽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 중 사용한 이어폰의 표면에 존재하는 세균 수는 운동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이어폰을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반복 사용하면, 같은 세균이 귀 안으로 계속 들어가면서 만성적인 귀염증이나 외이도 습진, 진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외이도는 피부가 얇고 피지선도 많기 때문에 작은 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할 경우 고막 가까이까지 염증이 퍼지면 청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고음량 청취는 청각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준다
운동 중에는 주변 소음이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폰 볼륨을 높이는 경향이 강해진다. 문제는 이런 높은 음량이 귀 속 청각세포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사람의 귀에는 소리를 감지하는 ‘유모세포’가 존재하는데, 이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1시간 이상, 85dB 이상의 소리에 노출될 경우 청각 손상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헬스장 같이 배경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이어폰 볼륨이 쉽게 90~100dB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이 상태로 한두 시간 이상 운동하면 청력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청각세포 손상이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어 사람들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어폰의 물리적 압박도 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어폰이 귀 안쪽을 물리적으로 계속 압박하는 것도 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특히 운동 중에는 몸이 흔들리거나 자세가 바뀌면서 이어폰이 귀 안을 반복적으로 자극하게 되는데, 이게 외이도 피부를 손상시키고 마찰을 통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어폰 팁이 단단하거나 귓구멍에 맞지 않으면 귀 안에서 작은 상처가 생기고, 땀과 함께 유입된 세균이 염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귀 안에 만성적인 각질과 염증이 자리잡게 되고, 결국에는 소리의 전달 효율까지 떨어지며 청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게다가 이어폰을 자주 빼고 끼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귀 속 깊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장기적으로 귀에 무리를 주는 습관임을 인식해야 한다.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운동 습관이 필요하다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 중 이어폰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능하다면 헬스장에서 음악을 들을 땐 오픈형 이어폰이나 헤드폰처럼 귀를 완전히 막지 않는 기기를 선택하고, 사용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은 사용 후 반드시 알코올 솜이나 전용 클리너로 닦아주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팁을 분리해 세척하거나 교체해주는 관리가 필요하다.
운동 후 귀에 이물감이나 가려움, 열감이 느껴질 경우 방치하지 말고 즉시 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어폰 사용을 줄이고 실외 운동이나 스피커 청취 등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작은 습관 하나가 청력을 지키는 가장 큰 예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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