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값 월세’가 살렸다…다시 태어난 압구정로데오
서울 강남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압구정로데오거리가 과거 ‘유령 거리’라는 오명을 벗고, 공실률 0%라는 기적적인 반등을 이뤄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권리금이 ‘0원’임에도 임차인을 찾기 어려웠던 이 거리는, 지금은 MZ세대가 몰리는 힙한 거리로 완전히 재탄생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건물주와 상인들이 함께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있었다. 가로수길이나 홍대와 달리, 압구정로데오는 부동산 시장이 아닌 ‘상생’이라는 키워드로 다시 살아났다.
📌 한때 침체기를 겪던 로데오거리가 어떻게 재도약했는지, 구체적인 배경을 따라가 본다.

🏚 유령 거리 시절…“권리금 0원에도 안 들어왔다”
압구정로데오는 90년대엔 ‘오렌지족’의 중심지로,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거리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임대료와 권리금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여기에 2010년대 초 가로수길·성수동 같은 신흥 상권이 급부상하면서 로데오는 점점 잊혀져 갔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공실률이 20%를 넘어서고, 1층 점포가 1년 넘게 비는 사례도 속출했다. 상권 자체가 무너졌고, ‘유령 거리’란 말이 실제 현실이 됐다.
📌 2017년 당시 상인 절반이 폐업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이탈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 ‘착한 임대료 운동’…건물주가 먼저 손 내밀다
전환점은 2017년 시작된 ‘착한 임대료 운동’이었다. 압구정로데오발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건물주 40여 명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월세 1,500만 원 수준이던 점포들이 700만 원 수준으로 조정됐고, 덕분에 젊은 창업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SNS에서 화제가 되는 브랜드들이 하나둘 입점하며 ‘감성 브랜드 거리’라는 새 정체성이 만들어졌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젠틀몬스터 하우스도산, 노티드 등은 젊은 층의 발길을 끌어들였고, 단기간에 공실률은 0%까지 떨어졌다.
📌 한때 17%에 달하던 공실률은 불과 2년 만에 0%로 떨어졌다.

📈 임대료 다시 급등…지속 가능한 상권이냐, 또다시 거품이냐
상권이 살아나자 임대료는 다시 오르고 있다. 현재 1층 점포의 월세는 600만~700만 원 수준이며, 중심 상권은 2,000만 원까지도 형성된다.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월세가 1억2,000만 원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상승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또다시 자영업자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이미 몇몇 점포는 프랜차이즈로 대체됐으며, 로컬 창업자 중심이던 분위기가 다시 바뀌는 흐름도 감지된다.
📌 현재 분위기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다시 공실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 로데오의 성공, 다른 지역에도 가능할까?
압구정로데오의 부활 사례는 단순히 강남 한복판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 연신내 상권도 2021년 이후 지역 상인회와 건물주들의 협력으로 ‘리모델링 지원 + 임대료 감면’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실률이 30%에서 5%대로 감소한 바 있다.
성수동 역시 초창기에는 저렴한 임대료와 임시 사용계약 덕분에 젊은 예술가·창업자들이 모이면서 문화 중심지로 변모했다. 결국 핵심은 상권 자체를 ‘단기 수익’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와 생태계’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 도시재생은 제도보다 사람, 그리고 자발적인 협력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다시 반복되는 실수 없으려면…‘두 번째 위기’를 경계할 때
압구정로데오가 지금처럼 활기를 이어가려면 단순한 월세 상승이 아닌, 지속 가능한 상권 관리가 필요하다. 임대료가 또다시 거품처럼 오르면 창업자들이 빠져나가고, 현재의 활기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
상권 회복을 경험한 지금이야말로, 건물주·상인·지자체가 공동으로 규칙과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상인회는 공용 공간 정비, 연간 축제 확대, 브랜드 균형 배치 등을 논의 중이다.
📌 ‘한 번 살아난 상권’을 다시 죽이지 않기 위한 장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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