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을 가득 채운 건 커다란 옥수수 하나. 그리고 그 앞에서 묘하게 날 선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들이민 고양이 한 마리. 첫인상은 단호했습니다. 뭔가에 심기가 잔뜩 불편한 듯한 얼굴. 눈썹이라도 있는 듯 찌푸려진 이마에, 입꼬리는 아래로 꺾이고, 수염은 살짝 앞으로 뻗은 채 팽팽히 긴장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 표정을 한 채, 고양이는 옥수수를 한입—! 퍽 하고 베어무는 순간, 눈빛은 더 날카로워졌습니다. “왜 이렇게 맛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당황, 혹은 “네가 내 기분 나쁜 걸 알고도 이렇게 달콤하단 말이지?”라는 배신감 섞인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습니다. 이건 단순한 간식 시간이 아니라,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고양이의 본격적인 먹방이었죠.

계속해서 옥수수를 뜯는 그 와중에도 표정은 풀릴 기미가 없습니다. 뒷발은 꼿꼿하게, 몸은 앞으로 살짝 숙인 채 고양이는 마치 ‘옥수수에 대한 심판’을 집행하듯 집요하게 턱을 움직입니다. 하지만 그 집요함 속에는 분명 중독된 듯한 즐거움도 숨어 있었어요. 레딧의 한 유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고양이, 옥수수를 연기처럼 씹고 있어. 분노의 스낵타임인가?”

혹시 여러분도 그런 음식, 있으신가요? “짜증 나는데 맛있어”, “기분 안 좋았는데 이건 멈출 수 없어”라고 중얼거리며 먹게 되는 그것. 그 감정의 복잡함이 바로 고양이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사랑과 분노, 미움과 중독이 얽힌 그 한 입, 우리도 어쩌면 매일 비슷한 감정으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결국 고양이는 멈추지 않았고, 옥수수도 끝내 사라졌습니다. 누가 이긴 걸까요? 아마도 아무도 이기지 않았고, 그냥 둘 다 서로를 받아들인 것일지도요. 오늘 하루, 우리도 그런 복잡한 마음 하나쯤은 품고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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