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NS와 쇼핑몰을 중심으로 ‘애사비 다이어트’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애사비는 ‘애플 사이다 비니거(Apple Cider Vinegar)’의 약자로, 사과를 발효해 만든 식초 성분을 물이나 음료에 희석해 마시는 방식이다. 체지방 감소와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널리 퍼지면서, 이를 활용한 다이어트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사비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에 약간의 보조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이거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애사비 자체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이 아닌 단순 발효음료이기 때문에, 성분 안정성이나 개인별 적정 섭취 기준에 대한 과학적 검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공복이나 위가 약한 상태에서 꾸준히 마실 경우 부작용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위 점막 손상 및 속쓰림 유발 가능성 높다
애사비의 주요 성분은 초산이다. 초산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고, 위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는 산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복에 마시는 경우 위 점막을 자극해 속쓰림, 위염, 상복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미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단기간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습관화되면 위 점막이 약해지고 만성 위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들은 위가 민감한 사람일수록 애사비 섭취는 반드시 식사와 함께 하거나 희석 비율을 충분히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위산 역류나 소화불량을 자주 겪는 사람은 애사비 섭취를 삼가야 한다.

치아 부식과 법랑질 손상 위험이 있다
애사비를 장기적으로 마시면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초산은 산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치아의 법랑질을 부식시키고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입 안에 산성 물질이 자주 머무를 경우, 치아 표면이 점점 약해지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충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애사비를 음료처럼 천천히 마시거나 자주 마시는 경우 그 노출 시간이 길어져 부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의사들은 애사비를 마신 직후 바로 양치를 하는 것도 오히려 치아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물로 충분히 입안을 헹군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양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가능한 한 빨대를 이용해 치아 접촉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혈당 조절 기능을 혼란시킬 수 있다
애사비가 식후 혈당을 완만하게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일부 존재하지만, 당뇨나 인슐린 저항이 있는 사람의 경우, 오히려 혈당 관리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애사비가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혈당이 갑자기 오르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으나, 이는 개인의 대사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 애사비를 함께 섭취할 경우, 저혈당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의사들은 혈당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애사비를 다이어트 용도로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하며, 건강한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공복이나 과도한 양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애사비를 고농도로 장기간 섭취하면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식초는 체내에서 대사되며 산성 환경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신장은 산-염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특히 이미 신장 기능이 약화된 상태거나 고혈압, 당뇨로 인해 신장 관련 합병증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사비의 지속적 섭취는 위험할 수 있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과 전해질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산성 물질이 자주 들어오면 그만큼 부하가 커진다. 게다가 일부 애사비 제품은 합성 감미료나 방부제가 포함된 경우도 있어, 신장 건강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