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가짜 다리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명 고무손 착각(rubber hand illusion)을 척추동물이 아닌 문어도 가졌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일본 류큐대학교 카와시마 스미레 교수 연구팀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고도의 지능을 가진 문어가 신체 소유감을 갖췄는지 실험했다.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이게 내 몸이다’를 실시간으로 인지하는 신체 소유감은 인간 등 고도의 지각능력을 가진 척추동물 일부에서만 관찰돼 왔다.
연구팀은 문어의 다리 8개를 칸막이로 가리고 진짜와 흡사하게 만든 가짜 다리를 보이는 곳에 놓았다. 이후 진짜 다리와 고무다리를 동시에 핀셋으로 건드리고, 문어가 익숙해질 무렵부터 가짜 다리만 자극했다.

그 결과 문어는 마치 진짜 다리가 공격을 당한 것처럼 방어 반응을 보였다. 깜짝 놀란 듯 헤엄쳐 도망치는가 하면, 체색을 바꿔 위장했다. 다리를 재빠르게 끌어당기는 등 문어의 방어 반응은 빠르고 명확했다.
스미레 교수는 “사람도 한쪽 팔을 가리고 눈앞에 마네킹 손을 놓은 뒤 붓으로 쓰다듬으면 이윽고 진짜 손인양 착각한다”며 “이런 고무손 착각은 뇌가 본 것과 만진 것, 손이 있는 장소 등 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뇌는 촉각과 시각, 고유수용감각(몸위 위치를 느끼는 감각)의 정보를 조합해 실시간으로 자기 몸 상태를 파악한다”며 “마네킹 손을 붓으로 건드릴 때 각 정보가 진짜 팔일 때와 일치하면서 착각에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무손 착각은 엄밀히 뇌의 오류지만 고등동물의 특징인 점에서 이번 연구는 시선을 끌었다. 문어는 다리에 뇌가 있다고 여길 정도로 정밀하고 독특한 신경계를 가졌다. 전체 5억 개의 뉴런(신경세포) 중 3분의 2가 다리 8개와 몸통에 분포하는 문어는 뇌의 직접 명령이 없어도 다리를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스미레 교수는 “우리 연구는 문어도 인간처럼 시각이 우위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문어들은 촉각과 미각, 고유수용감각보다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우선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교수는 “감각기관들이 얻은 각 정보를 조합해 현재의 자기 몸을 인식하는 능력은 무척추동물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문어의 신경계는 척추동물과 독립적으로 진화한 점에서 실험 결과는 아주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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