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대교 인근 운염도에 위치한 12년 방치 빌라촌
인천 영종대교 아래 운염도에는 12년째 방치된 4층짜리 빌라 8동과 상가용 건물 등 총 10동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빌라촌 주변에는 전자파 우려로 꺼리는 통신사 철탑도 설치돼 있지만, 사람의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유령마을 같은 분위기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으나 관리나 보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폐허 상태다.

수도·전기·가스 시설 없는 깡통건물에 준공 승인?
이 빌라는 2006년 토지를 매입한 토지주 장씨와 건축업자 K씨가 어민들의 생활터전 조성을 목표로 건축을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도, 전기, 가스 등 기본 생활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깡통주택’이 되어버렸다. 2011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물 10동 중 6동에 대해 준공 승인을 내렸으나, 당시 이들이 수도와 전기시설이 없는 상태임을 의문시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수도, 전기가 없는데 준공 승인을 내렸다는 정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으나 당사자들은 공사 미완성과 자금 문제를 주장하며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운염도 빌라의 탄생과 비극적 운영 과정
빌라 건립 당시 대물변제 방식으로 진행돼, 빌라 한 동당 8세대, 총 40세대를 건축업자에게 배정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자금 부족과 미완공 상태로 인해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로 방치됐다. 외딴 산섬이자 작은 어촌이던 운염도는 오랜 세월 관광자원 개발과 연계되지 못했고, 지역 주민과도 단절된 채 유령 마을이 형성되었다.

현재 운염도 빌라촌과 향후 개발 계획
운염도 일대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관련기관들이 문화예술·관광·휴양 단지로 전환하는 ‘에코비우스’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만 주변 멸종위기종·생태계 보호 논란과 소음 문제 등 환경적 제약이 지속되어 개발 면적 축소 및 피해 저감 조치 등이 핵심 쟁점이다. 내년 본안 협의 완료 후 산업통상자원부 개발 승인 신청이 예상되나, 기존 방치된 빌라 문제 해결도 병행돼야 할 상황이다.

지역 사회와 관계 당국 간의 갈등과 과제
빌라촌과 주변 지역 주민들은 오랜 방치로 인한 불편과 가치 하락, 환경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으며, 건축 인허가 및 관리 감독의 허술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인천경제청과 토지주, 건축업자 간 의견 충돌과 책임 소재 다툼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향후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려면 생태계 보호, 주민 의견 수렴,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수도·전기 없는 빌라 준공 승인 논란에서 얻는 교훈
운염도 빌라 사태는 인허가 과정에서 실질적인 인프라 구비 여부보다 행정상의 형식적 승인에 치중하는 문제점과 건설업자-행정기관 간 소통 미비, 그리고 개발 부지 선정 시 생태환경 고려 부족의 문제를 드러냈다.
이 사건은 향후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 인허가 시스템의 투명성과 철저한 사후 관리, 그리고 주민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균형 있는 개발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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