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조합이 때론 독이 된다? 김과 시금치의 의외의 궁합
김과 시금치, 모두 영양이 풍부한 건강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은 바다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요오드, 칼슘, 철분 등 필수 영양소를 포함하며, 시금치는 엽산, 비타민 A, 철분이 풍부해 대표적인 건강 반찬으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이 두 식품을 같은 식사에서 함께 섭취할 경우, 서로의 영양 흡수를 방해해 오히려 건강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조합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겉보기엔 건강해 보이지만, 영양학적으로는 피해야 할 식단 궁합입니다.

시금치의 수산 성분, 미네랄 흡수를 막는다
시금치에는 다량의 수산(옥살산, oxalate)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수산은 체내에서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과 결합해 불용성 수산염을 만들어 배출되거나 체내 흡수를 방해합니다.
문제는 김 또한 철분과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시금치와 김을 동시에 섭취할 경우, 시금치 속 수산이 김의 미네랄과 결합해 흡수율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특히 철분 결핍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은 조합이 될 수 있습니다.

철분 흡수 저해, 빈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김은 비록 육류처럼 ‘헴철’은 아니지만, 비교적 흡수율 높은 비헴 철분을 함유한 식품입니다. 특히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이나 여성,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중요한 철분 공급원입니다.
그런데 시금치 속의 수산은 이 철분과 결합해 체내 흡수를 방해하며, 철분 결핍성 빈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아침 공복에 김밥을 먹거나, 김무침과 시금치나물을 함께 반찬으로 올리는 식단은 장기적으로 보면 영양 흡수 비효율적인 식사 패턴이 될 수 있습니다.

칼슘 결합과 신장 건강에 주는 부담
수산이 칼슘과 결합하면 수산칼슘(칼슘옥살레이트)이라는 결정체가 됩니다. 이 결정체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신장을 통해 배출되며, 일부는 신장 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김은 천연 칼슘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어 뼈 건강에 좋지만, 시금치와 함께 섭취 시 칼슘의 생체이용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 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두 식품을 자주 조합해 섭취하는 습관은 중장년층이나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피해야 할 방식입니다.

요오드와 수산의 충돌, 갑상선 기능에도 악영향
김은 해조류 중에서도 요오드 함량이 높은 식품입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수적인 미네랄로, 부족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시금치 속 수산은 요오드와 직접 결합하진 않지만, 간접적으로 갑상선 기능을 교란할 수 있는 식품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특히 이미 갑상선 기능이 불안정하거나, 요오드 섭취가 중요시되는 사람이라면 김을 먹을 때 다른 고수산 채소와의 동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먹어야 영양 손실 없이 안전합니다
시금치는 수산 함량이 높지만, 데치면 30~50% 이상 제거된다는 점에서 조리 방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생시금치보다 데친 시금치를 활용하고, 김은 단독 섭취하거나 다른 채소와 조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은 오이, 당근, 브로콜리처럼 수산 함량이 낮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미네랄 흡수를 방해하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가 가능합니다. 또한 철분 흡수를 높이고 싶다면 김과 함께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귤, 키위, 파프리카 등)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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