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미 3,500억 벌었지만”… 서울시와 10년째 싸우고 있는 재벌의 정체
서울 한남동 중심부, 고급 주택가 사이에 묘하게 비어 있는 대형 공터가 있다. ‘한남근린공원 부지’다. 현재 이 부지를 둘러싸고 부영그룹과 서울시가 벌이는 법정 싸움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작 웃는 쪽은 부영그룹이라는 평가가 많다. 땅값만으로 이미 3,500억 원 가까운 평가차익이 발생했고, 공원으로 지정되며 개발은 막혔지만 매년 상승하는 공시지가 덕분에 보상가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이기든 지든 남는 장사”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 2015년 시작된 공원 소송… 서울시는 두 번 이겼지만 끝나지 않았다
부영그룹은 2014년 국방부로부터 한남동 일대 부지를 1,200억 원에 매입했다. 공원 부지였지만, 당시 정부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해제를 유도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서울시는 일몰 직전인 2015년 9월 갑작스럽게 공원 조성계획을 고시했고, 부영은 이에 반발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차 소송은 2018년 대법원 패소, 2차 소송도 현재 항소심까지 패한 상태다. 그럼에도 부영은 상고를 예고하고 있다.
📌 서울시는 “계획을 알고 산 것”이라며 승소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패소해도 남는 장사?… 부지값은 10년 만에 4배로
소송이 길어지는 사이, 땅값은 날아올랐다. 부영이 매입한 2만 8,319㎡ 부지는 현재 4,600억 원 규모로 평가된다. 개발은 못하고 있지만, 공시지가만으로 10년 새 3,500억 가까운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패소 시 서울시가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이 이 금액이 된다. 소송 기간이 길어질수록 토지 감정가는 올라가고, 이로 인한 서울시의 부담도 늘어난다. 이미 예산은 두 차례 증액되어 총 6,600억 원에 달한다.
📌 결국 ‘소송의 시간’이 곧 ‘보상의 돈’이 되고 있는 셈이다.

🏗 “한남더힐 옆에 초고급 단지가 들어설 뻔했다”
이 부지가 처음 주목받았던 건 한남동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사이에 있어 초고급 주택단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지 때문이다. 부영이 오페라하우스, 공연장 등을 포함한 고급 문화주거단지를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공원 지정이 해제되지 않으면서 사업은 멈춰섰다.
나인원한남 전용 101평은 220억 원을 넘기며 1평당 2억이 넘는 시세를 기록 중이다. 부영이 단순한 공원 보상을 넘어서 ‘초대박’ 분양 수익까지 노렸던 이유다.
📌 고급 주택 공급 가능성 하나만으로 ‘로또 부지’란 말이 붙었던 곳이다.

📉 서울시는 뒤늦게 대응… “6600억 공원, 과연 그만한 가치 있나?”
서울시는 공원 조성 계획 발표가 부영의 매입 이후였던 만큼, 정책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2021년 공시 당시 총 사업비는 4,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 기준 6,600억 원까지 증액됐다.
부지 면적은 전체 공원 조성 계획의 1%지만, 예산은 20%를 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고급 주택가 옆에 공원을 만드는 데 세금 수천억을 쓰는 게 맞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 공원 지정이 공익인지, 부자 동네 미관 개선인지를 놓고도 논란은 계속된다.

🔍 협의 가능성은?… 문화공원 방식 수익사업 제안도 검토 중
서울시는 늘어나는 보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문화공원 방식의 대안도 검토 중이다. 부영이 일정 부분 공공기여를 하고, 공연장 등 공공시설을 포함한 수익형 공원 조성안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공익성과 재정 여건을 동시에 고려한 대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갈등을 장기화하기보단 절충안을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 개발도, 보상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결국 ‘타협’이 유일한 해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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