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피시설 이전과 함께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는 지역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 군부대·교도소·공장 부지가 의료·문화·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하면서 청약 경쟁률과 집값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한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는 4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233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7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대구시가 인근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포함한 5개 국군부대 이전 계획을 밝힌 이후 개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사례다. 대구시는 해당 부지에 종합의료클러스터, 국제금융단지, 자립형 사립고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울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4월 울주군 범서읍에서 분양된 ‘태화강 에피트’는 126가구(특공 제외) 모집에 5591건의 청약이 몰리며 평균 44.3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울산시는 이 단지 인근에 위치한 울산구치소의 이전을 추진 중이며 해당 부지에는 레저와 문화·여가 기능을 아우르는 ‘글로벌 스포츠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매매 시장에서도 상전벽해 효과는 실거래가 상승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전주 효천 우미린 더 퍼스트’ 전용 84㎡는 이달 6억64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평형의 매물이 5억7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9000만 원 상승한 수치다. 이 단지 인근에서는 전주교도소 이전 사업이 추진 중이며 부지에는 국립 예술의전당, 교육센터,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이 포함된 문화복합시설 ‘국립모두 예술콤플렉스’ 조성이 예정돼 있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왔다. ‘더샵센텀파크1차’ 전용 84㎡는 지난달 11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일면적 매물이 9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2억 원이 오른 셈이다. 이 일대에는 최근 방산업체 풍산공장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해당 부지에 로봇·스마트선박 등 미래 산업을 집약한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발 호재가 지역 부동산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순한 교통망이나 입지 조건을 넘어 도시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대형 개발이야말로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지자체가 추진 중인 이전 및 재정비 사업은 계획성과 안정성을 겸비해 시장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혐오시설이 빠져나가고 문화·교육·산업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은 중장기적으로 인구 유입, 기반시설 확충, 지역 이미지 개선 등 세 가지 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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