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레이저무기, 세계 첫 실전 배치…‘천광’의 등장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은 세계 방위산업계에 강한 충격을 던졌다. 2019년 개발을 시작해 2023년 12월,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에 성공한 이 무기는 포탄이 필요 없는 ‘꿈의 무기’로 불리며, 실시간 위협 대응 능력을 갖춘 신개념 전술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천광은 20kW 출력의 레이저를 활용해 2~3km 거리의 소형 드론과 무인기를 섭씨 700도의 고열로 무력화할 수 있으며, 전자레인지의 20배에 달하는 위력을 빛의 속도로 발사한다는 점에서 세계 군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방산 경쟁, 고출력으로 진화 중
하지만 현재 천광의 출력은 글로벌 기준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 이스라엘, 중국, 유럽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은 이미 수십 kW에서 수백 kW, 심지어 메가와트급(MW) 출력까지 확보하며 레이저무기 실전화를 서두르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50~60kW급 무기를 전차와 함정에 장착했으며, 향후 2030년까지 메가와트급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무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의 보완책으로 100kW급 ‘아이언빔’을 개발, 7km 범위 내 미사일과 로켓을 요격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중국도 무인기 요격용 30kW급 무기를 공개하며 위성 공격용 레이저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천광의 미래: 30kW, 100kW로 단계적 발전
국방부는 이에 대응해 천광의 출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30kW급 블록-II 모델을, 그 이후에는 100kW급 블록-III를 개발하여 단순 소형 드론 요격을 넘어서 중거리 무인기와 탄도 미사일 요격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천광의 역할을 기존 단거리 방공망 보조 수단에서 주력 요격 체계로 격상시키는 방향이며, 출력 증가와 함께 빔 조준 속도, 내구성, 냉각 시스템 등의 기술적 진보도 함께 요구된다. 블록-III에 이르면 순항미사일 요격이 가능해지고, 장차는 극초음속 무기 대응 가능성까지 열릴 수 있다.
발사 비용 1달러, 레이저무기의 경제성
레이저무기의 강점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기존 방공 체계가 1발당 수천만 원에서 수백억 원의 유도탄을 사용하는 데 비해, 레이저무기의 1회 발사 비용은 약 1달러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예로 사드(THAAD) 미사일은 1기당 110억 원에 달하고, 한국의 신궁 미사일도 1기당 약 2억 원이다.
하지만 레이저무기는 별도의 탄두 없이 에너지만으로 공격을 수행하기 때문에 소모품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또한 신속한 재발사와 무한대에 가까운 탄약 보유 개념은 다수의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게 해주며, 특히 다발성 공격에 대한 효율적 방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첨단 기술을 통한 방위 전략 전환
천광이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됐다는 상징성과 함께, 한국은 앞으로 고출력 레이저무기를 통해 방위 전략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증가하는 드론 공격과 로켓 위협, 북한의 무인기 침투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레이저무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첨단 무기에 대응하는 비대칭 전투 수단으로 레이저무기를 채택하고 있으며,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특징은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가에서도 실질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도 고출력 레이저무기 개발을 통해 방산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세계 시장도 주목하는 레이저무기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레이저무기 시장은 2025년 약 1조 200억 원에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1년에는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드론, 미사일, 무인기 위협이 끊임없이 증가하는 세계 안보 환경에서 새로운 솔루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레이저무기는 전파 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날씨, 거리, 속도 등에 관계없이 실시간 요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이 천광의 후속 모델 개발에 성공하고 고출력 체계를 조기 상용화한다면, 미국·이스라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차세대 방산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20kW급에서 시작된 이 기술이 100kW, 나아가 메가와트급으로 진화하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고도화를 넘어 안보 주권과 산업 주권의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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