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가 무려 40㎝ 넘는 괴물 대벌레가 호주에서 발견됐다. 신종으로 확인된 초대형 대벌레는 아크로필라 알타(Acrophylla alta)로 명명됐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민간인 로즈 쿠플랜드와 앵거스 에모트는 국제 학술지 Zootaxa 최신호를 통해 호주에서 포착한 거대 신종 대벌레 아크로필라 알타를 소개했다.
아크로필라 알타는 길이 약 40㎝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대벌레 특유의 체형 때문에 몸무게는 약 44g에 불과하다. 이 기묘한 대벌레는 호주 북동부 애서턴 고지 해발 900m 지점의 서늘한 온대 우림에서 서식하고 있다.

로즈 쿠플랜드는 “호주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생물들이 많이 살지만 이런 특대형 대벌레는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라며 “애서턴 고지에 희한한 곤충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을 하던 중 귀중한 발견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엄청나게 큰 대벌레를 봤다는 제보에 애서턴 고지로 달려간 두 사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관찰조사를 벌였다. 결국 900m 지점에서 커다란 아크로필라 알타 암컷이 다른 대벌레와는 다른 방법으로 알을 낳는 상황을 목격했다.

앵거스 에모트는 “며칠간 조사에서 아크로필라 알타를 단 두 마리 봤다”며 “이 대형 대벌레는 고지대 삼림의 나무 꼭대기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이며, 새가 떨어뜨리거나 폭풍으로 지상에 떨어지지 않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벌레가 이처럼 커진 것은 습하면서 위로 갈수록 서늘해지는 애서턴 고지의 환경 때문일 것”이라며 “곤충을 비롯해 동물의 몸집이 큰 것은 저온에도 견딜 수 있게 진화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대벌레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성충의 몸길이는 10㎝가량이다. 수컷은 몸체가 더욱 가늘고 담갈색이며 암컷은 서식 환경에 따라 체색이 바뀐다. 나뭇가지를 닮아 영어로 ‘Stick insect’라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대나무와 비슷하다고 해서 대벌레 또는 죽절충이라고 부른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호주 애서턴 고지의 생물 다양성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암컷만 확인됐고 대벌레의 암수 차이가 큰 점에서 학계는 추가 발견을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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