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만성 대사 질환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노폐물인데, 정상적인 경우 소변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이 잘 되지 않으면 관절 등에 결정체가 쌓이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 바로 통풍이다.
과거에는 중년 남성에게만 흔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식습관의 서구화와 과음, 비만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증가 추세다. 통풍은 단기적으로는 관절 통증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장 손상,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와 생활관리의 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풍 치료제는 요산 배출 또는 생성 억제를 목표로 한다
현재 통풍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 기전으로 나뉜다. 하나는 ‘요산 생성 억제제’로 자이로릭(알로푸리놀), 페북소스타트 같은 약물이 대표적이며, 체내에서 요산이 만들어지는 양 자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다른 하나는 ‘요산 배출 촉진제’로, 요산을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시키는 방식이다.
이들 약물은 대체로 식후에 복용하도록 안내되며, 장기 복용 시 신장이나 간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정 식품이 이러한 치료제의 작용을 보완하거나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식품이 바로 ‘다크초콜릿’이다.
다크초콜릿 속 플라보노이드가 항염 작용을 한다
초콜릿이 통풍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언뜻 보면 이질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초콜릿은 일반적인 설탕이 많은 밀크초콜릿이 아닌, 카카오 함량 70% 이상의 다크초콜릿을 의미한다. 다크초콜릿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특히 카테킨과 에피카테킨, 테오브로민이 풍부하다.
이들 성분은 혈관을 이완시키고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뛰어나 통풍 발작 시 동반되는 관절 염증 반응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면역 세포의 과잉 반응을 조절하고, 요산 결정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치료제와 함께 섭취 시 상호 보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의 알칼리 성분은 요산 배출을 간접적으로 돕는다
카카오에는 마그네슘과 칼륨 같은 미네랄도 풍부한데, 이들은 체내 pH를 약알칼리성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요산은 산성 환경에서 더 잘 침착되기 때문에, 알칼리 식품을 섭취하면 요산이 체내에 쌓이지 않고 더 쉽게 배출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초콜릿을 섭취하면 소변의 산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요산 배설이 더 원활해진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물론 이는 다크초콜릿을 소량 섭취했을 때의 경우이며, 지나친 당분과 포화지방이 많은 초콜릿은 오히려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통풍 환자에게 적절한 초콜릿 섭취량은 하루 10~20g 정도의 다크초콜릿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양제로는 얻기 힘든 복합 작용이 음식에는 존재한다
통풍 치료제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직접적인 약리 작용을 하지만, 그 외의 염증 조절, 항산화, 혈관 건강까지 고려하려면 음식의 도움이 필요하다. 초콜릿은 약물과는 달리 복합적인 생리활성 작용을 하는 식품으로, 통풍 치료의 부가적 전략으로 매우 유용하다. 특히 카카오의 폴리페놀은 체내에서 천천히 작용하며 부작용이 적고, 오히려 심장 건강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라도 식단에 다크초콜릿을 소량 포함시키는 것은 전반적인 대사 건강과 면역 조절에 이점을 줄 수 있다. 단,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더 좋은 것은 아니며, 고열량·고지방의 일반 초콜릿 제품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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