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장갑차에 담긴 외국 기술 의존
대만이 자랑하던 국산 운표 장갑차에서 구조적 균열이 발견되며, 정작 핵심 부품 대부분이 사실상 외국산이라는 아이러니가 드러났다 엔진은 미국 캐터필러사의 C12 디젤 엔진, 변속기는 앨리슨사의 HD4070 자동변속기를 사용했으며 포탑 체인건 또한 미국 오비탈 ATK의 부시마스터 II를 탑재했다

차량 설계 자체도 아일랜드 CM‑31의 6륜 설계를 기반으로 8륜 구조로 확장된 형태였다 결국 대만산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 생산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305대 중 50대 이상에서 균열…포탑까지 16대 영향
대만 국방부는 운표 장갑차 305대 중 50대, 포탑 16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CM‑34 보병전투장갑차 27대와 CM‑32‧CM‑33 계열 수송차량 23대가 해당되며, 이는 차량 약 16% 이상에서 구조적 문제를 앓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균열은 2023년 7월 정기 검사에서 처음 발견되었지만 약 1년간 내부적으로만 처리되었고, 왕팅위 입법위원의 지적 이후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용접 불량과 금속 피로가 본질적 원인
중산과학기술원(NCSIST)의 제3자 평가 결과 균열의 근본 원인은 용접 이음의 결함과 반복적 스트레스에 따른 금속 피로로 확인되었다 제조사 측도 용접 품질 문제를 인정하고 작년 8월부터 개선 작업을 시작했지만, 과연 근본적 문제 해결이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차체 용접 기술과 품질 관리 체계 자체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전장 생존성에 대한 우려 확산
국회에서 왕 의원은 “구조적 균열은 플랫폼의 내구성과 전장 생존성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장갑차의 구조적 결함은 단순 고장을 넘어 승무원의 생명과 직결되며, 중국의 무력압박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예민한 문제다 대만 국방 당국은 문제가 된 장비는 모두 수리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전장 환경에서의 실질적 성능 보장은 별개 문제다

20년 연장 보증, 본질적 해결책은 아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 수습 차원에서 중국강철기계와 20년 연장 보증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구조적 결함 발생 시 제때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증 연장은 근본적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오히려 품질관리 체계 전반의 혁신과 기술 자립, 투명성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운표 장갑차는 대만의 국방 자립 의지를 상징하는 무기체계였지만, 이번 균열 사태는 현실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체 기술력 확보와 동시에 엄격한 품질 관리와 지속적인 기술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자립이 가능하다는 교훈이다 향후 국방부와 제조업체는 기술 자립을 넘어 검증 가능한 품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대만 의회는 더욱 투명한 외부 감시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진정한 국방 자립과 브랜드 가치 복원을 위해 필요한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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