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정책 준비한 AFPI 국장 인터뷰
“트럼프, 일본과 비슷한 합의 기대할 것
완전 개방을 협상 출발점으로 이용할 수도”
롤린스 AFPI 설립자, 현재 미국 농무부 장관

한국과 미국 정부가 농산물시장 개방을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향후 미국이 추가 요구를 해올 수 있다는 주장이 ‘친트럼프’ 진영에서 제기됐다.
6일 본지는 미국 싱크탱크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한국 농산물 전면 개방’에 관해 서면 질의했다. 답변은 애덤 새빗 중국 국장이 맡았다. 새빗 국장은 아시아를 전문 분야로 두고 있고 2월 관세 논의를 위해 한국 대표단이 방미했을 때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회담한 인물이다.
새빗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협상 결과를 오해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본 사례를 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과 유사한 방식의 합의를 한국과도 기대하고 있다”며 “일본은 전체 수입량은 유지하되 미국산 쌀 수입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할 것이고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쌀을 거론하며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을 통해 “미국 측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닐까”라며 즉각 부인했고, 정부는 추가 개방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산 과채류 등 농산물 수입 개방 우려에 대해 “관세 협상에서 추가적으로 개방한 것은 진짜 없다”고 강조했다.
새빗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쌀 시장에 대한 완전한 개방을 요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온 것인지, 향후 세부 협상에서 공식적으로 요청될 가능성이 있는지’라는 물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관세할당제도(TRQ)라는 틀 안에서 더 많은 수입 할당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협상의 출발점은 ‘완전 개방’이며, 이는 할당 구조를 미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은 현재 TRQ 운영 방식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 새빗 국장 말처럼 전체 수입량은 유지하면서 미국산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은 국가별 쿼터를 운영 중이다. 미국산을 늘리려면 중국, 베트남, 태국, 호주 등에 적용하던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관련국들의 동의를 전부 구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말 “미국산 비중 확대가 쉽지 않다”는 설명자료를 낸 배경이다. 송미령 농림부 장관 역시 “쌀 추가 개방은 없다”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편 AFPI는 2021년 설립된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 홍보와 2기 국정 구상에 핵심 역할을 한 기관이다. 설립자 브룩 롤린스는 현재 미국 농무부 장관으로, 관세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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