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포근히 내려앉은 거실 한가운데, 푹신한 방석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길게 몸을 뻗고 잠들어 있습니다. 앞발은 가지런히 모이고, 꼬리는 느긋하게 구부러져 있으며, 얼굴에는 완전한 만족과 여유가 번져 있지요. 이 평화로운 낮잠은 말 그대로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방석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은 존재가 하나 있었으니—바로 그 옆에 앉아 있던 강아지입니다.

강아지는 고양이를 한참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입으로 방석 귀퉁이를 물어 당기기 시작합니다. 눈빛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고, 꼬리는 살짝 긴장한 듯 멈춰 있죠. 그러나 고양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눈조차 뜨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지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림없다. 네가 누가 되든, 이 방석은 지금 내 거야”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강아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그리고 또 한 번 방석을 잡아당기며 고양이를 밀어내려 애씁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불처럼 흐느적거리며 약간 움직일 뿐, 절대 자리를 비켜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결국, 강아지는 살짝 작전을 바꿉니다. 더 단호하게, 더 큰 힘으로 방석을 꾹꾹 잡아당긴 끝에—고양이의 엉덩이가 스르르 밀리기 시작합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마침내 고양이는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천천히 걸어갑니다. 강아지는 그 순간, 방석 위에 벌떡 올라앉습니다. 표정엔 뿌듯함과 성취감이 가득. “드디어 내 거 찾았다”는 그 몸짓은 아주 작지만 분명한 승리 선언이었죠.

레딧 유저들은 “고양이의 무심한 저항이 더 웃김”, “강아지: 오늘은 안 참는다”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방석 하나로 드라마가 만들어지네”라는 댓글도 있었지요.
여러분도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작아 보이지만 절대로 양보하고 싶지 않았던 무언가. 고양이와 강아지처럼 말은 없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끝까지 버티고, 설득하고, 결국엔 조용한 승부가 펼쳐지는 순간들 말이에요.

방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이 작은 전쟁은 결국 누가 더 강하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참느냐, 누가 더 간절하냐의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이 끝났을 때 남는 건—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묘한 평화였죠.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