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여의도 부지 등 핵심지역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경기 과천 정부청사 일대 등도 주택 공급에 활용할 유휴부지 대상지로 언급된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공급대책을 내놨다가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한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주(8월 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한 달 넘게 둔화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시 상승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지난주 다시 소폭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규제의 약발이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공급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전 정부에서도) 투기 억제를 추진했으나 그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했고 이번 조치도 그렇게 될 우려가 있다”며 “강력한 공급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눌려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에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공급대책이 집값 안정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약 30% 줄어든 가운데, 향후 2년간 더욱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6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1만1470가구로, 올해(14만5237가구) 대비 23.2%, 2027년은 10만5100가구로 올해보다 27.6% 감소한다.
현재 정부의 공급대책으로는 공공택지 개발 기간 단축, 3기 신도시 신속 공급 등이 언급되는 가운데 양질의 주택 마련을 위해선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고려할 만한 유휴부지 대상지로는 서울 노원구 태릉CC와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일대가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두 지역은 도심과 가깝고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어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중심으로 선호도도 높은 지역이다.
LH 소유 여의도 유휴부지도 거론된다. LH가 보유한 지역은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 알짜 땅으로 8264㎡ 규모다. LH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2023년부터 이 땅의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3차례 유찰됐다. 정권이 바뀌면서 LH도 현재는 매각 공고를 올리지 않고 있어 사실상 매각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 서울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상암DMC 미매각 부지 등이 주택 공급을 위한 유휴부지로 언급되는 곳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휴부지를 통한 주택 공급은 걸림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도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들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과 현실적인 문제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태릉CC는 서울 유휴부지 중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히지만, 문재인·윤석열 정부 시절 주민 반발로 추진되지 못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훼손되고 교통량도 증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LH 여의도 부지도 문재인 정부 때 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했지만, 인근 아파트들이 금융 특구라는 도시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정부과천청사 부지도 교통량 증가 등을 이유로 주택 공급이 추진되지 못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유휴부지 발굴이 쉽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유휴부지를 개발해도 절대적으로 물량이 많진 않기 때문에 집값 안정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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