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을 바꾸는 ‘국산 AESA 레이더’ 양산 본격화, 한국 항공기술의 쾌거

2025년 8월, 대한민국 방산 기술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국산 항공기용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양산 1호기가 공식 출고됐다. 한화시스템이 독자 개발한 이 최첨단 레이더는 앞으로 2028년까지 총 40대가 KF-21에 단계적으로 장착되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의 ‘진짜 눈’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출고는 전체 KF-21의 작전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구성품을 순수 국내기술로 대량 생산하는 첫 사례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AESA 전투기 레이더 독립 양산국 대열에 오르게 됐다.

AESA 레이더란 무엇인가? ‘천 개의 눈’이 된 전투기

AESA 레이더는 한 번에 수백~수천 개의 송수신 모듈을 내장해, 기계식 회전 없이 전자기적 신호만으로 수평·수직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한다.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MSA)에 비해 표적 탐지 반응 속도가 수십 배 빠르고, 최대 30개 이상의 공중·지상 표적을 동시 탐지 및 추적 가능하다.
이 첨단 레이더 덕분에 KF-21은 다중 교전, 표적 자동 식별, 적기 탐지, 미사일 유도 등 현대 공중전의 핵심 임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즉, 단순히 적 레이더에 ‘덜 탐지’되는 것을 넘어, 동시에 ‘많이, 빠르게, 정확하게’ 적을 ‘먼저 본다’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국산화의 의미 – 외산 의존 탈피, ‘완전 기술주권’ 시대 열다

기존 한국 공군이 운용해 온 KF-16 등 주요 기종은 미산·유럽산 AESA 레이더에 부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기술 통제와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접근 제한에 따라 작전 자율성과 수출 확장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산 AESA 레이더의 본격 양산은 이러한 족쇄를 끊고, 실제 레이더 소스코드·하드웨어 설계·부품 교체까지 전 주기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방산 수출시장 개척, 해외 초청장비 장착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핵심 동력으로 부각된다. 이제 KF-21은 수출 시 미국 및 기타 선진국의 ‘기술 승인’ 필요 없이, 자국 소프트웨어 통합과 플랫폼 커스터마이즈가 전면 가능해진다.

개발·양산 과정 – 9년간 집약된 첨단 기술력

AESA 레이더 국산화는 2016년 한화시스템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연구개발을 착수하면서 본격 진행됐다. 2020년 시제품(프로토타입) 1호기 출고에 성공했으며, 이후 KF-21 통합을 위한 소프트웨어·시스템 검증, 반복적인 신뢰성 시험과 환경 적응 시험을 거쳤다.
2024년 6월, 방위사업청과 본격 양산 계약을 체결, 드디어 2025년 8월 1호기의 출고에 이르렀다. 이날 용인 종합연구소에서 열린 출고식에는 방위사업청, 공군, 한화시스템, 항공우주산업 KAI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KF-21 실 계통 통합 – ‘실전용’ AESA 레이더의 핵심 성능

양산 AESA 레이더는 KF-21 전투기 실기체 플랫폼에 맞춰 크기, 무게, 내진동·내충격 구조와 방열·전자파 차폐 설계가 최적화됐다.
주요 성능은 다음과 같다.

• 동시 탐지 표적 수 : 30개 이상
• 탐지 거리 : 200km 이상(공중, 지상, 해상 다중모드)
• ECCM(전자전 대응능력) : 적 전자방해 속에서도 표적 유지
• 전자식 빔 조향속도 : 기계식 대비 30배 이상
• 통합 데이터 링크 : 실시간 다기능 전투 네트워크 연동

이러한 성능으로 KF-21은 ‘적보다 먼저 보고, 동시에 다수 공격’이 가능한 진정한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로 고도화되는 중이다.

부품생산·유지보수의 현지화와 군수 체계 혁신

이번 국산 AESA 양산체제는 유지보수비용과 부품 교체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효과까지 동반한다. 기존 외산 부품은 납기와 통관, 현장 기술지원까지 오랜 대기기간을 거쳐야 했다. 이제 국내 생산 네트워크(하나 시스템 및 30여 협력사)가 전 과정에 참여해, 부품 현장교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장애조치까지 신속하게 지원 가능하다.
이 체계는 KF-21뿐만 아니라, 미들급 경전투기, 소형 무인기 등 다양한 차세대 플랫폼에도 적용할 기반을 마련한다.

글로벌 개발 경쟁에서 한국 AESA 기술의 위상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해 실무기 양산·배치까지 이끈 국가는 미국, 유럽 일부(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중국뿐이다. 한국의 이번 출고는 동아시아 항공방산 구도에 중대한 변화이며, 중국 J-20, 일본 F-3(TXF) 신형 AESA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F-21은 첨단 AESA 레이더·스텔스·장거리 미사일 플랫폼으로 인정받으며 연간 10조 원대 방산 프로젝트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운영 및 수출 경쟁력: 미래 플랫폼과의 연계

국산 AESA 레이더는 단일 기종 KF-21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 KFX의 파생형, 경전투기, 소형 무인기 등 다양한 미래 운용 체계에도 이식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이미 아시아·중동·유럽 시장 수출을 겨냥한 다양한 맞춤형 레이더 모듈 개발에 착수하였으며, 현지화 생산·업그레이드 지원도 강화해 새로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