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입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N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모집 입학생 가운데 N수생 비율은 3.7%에 그친 반면, 정시 모집에선 10명 중 6명에 육박해 정시에서 ‘N수생’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8일 서울대가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실에 제출한 ‘신입생 N수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중 N수생의 비율은 26.3%에 달했다. 이는 2019학년도 19.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정시 선발 확대와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N수생 유입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특히 삼수 이상 수험생의 비율도 같은 기간 4.8%에서 8.8%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대 정시 입학생 중 삼수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5학년도 기준 20.4%에 달해, 정시로 합격한 다섯 명 중 한 명은 삼수생 이상의 경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 중 N수생 비율은 더 두드러진다. 2025학년도 기준, 정시 전형 합격자 중 57.3%가 N수생으로 조사됐다. 수시 전형에서 N수생 비율이 3.7%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정시 전형이 수능 중심 평가이기 때문에, 시험 경험과 반복 학습에서 강점을 지닌 N수생들이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재학생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9학년도에 76.9%였던 재학생 비율은 2025학년도 70.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시 전형에서의 재학생 비율은 평균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시에서는 재학생 비율이 40.3%에 그쳤다.
정부는 2019년 ‘조국 사태’로 불거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논란을 계기로, 2023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대학에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 조치 이후 서울대 입시에서 N수생 비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실제로 N수생 비율은 2021학년도까지만 해도 18.4%였지만, 정시 확대가 본격 적용된 2023학년도부터는 26% 이상을 유지하며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입시 업계는 이를 두고 “정시가 확대되면서 N수생, 특히 의약학 계열을 노리는 상위권 재수·삼수생들이 서울대 정시에 몰린 결과”라며 “일부 N수생들은 서울대 최초합격 이후에도 의대 정원 증원 등의 이슈로 인해 의대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중 N수생은 2025학년도 기준 901명이었지만, 최종 등록자는 892명으로 9명이 입학을 포기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의대 등 타 상위 학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측은 이 같은 N수생 증가 현상에 대해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수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정시 선발 비율 확대, 의약학 계열 선발제도 변화, 사회적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 격차 심화와 사교육 의존 확대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학생 개인에게는 여러 번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재수 비용 부담, 조기 취업 지연, 학벌사회 강화 등의 부정적 파장도 크다”며 “교육당국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개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는 2028학년도부터 현재 40%인 정시 선발 비율을 다시 30%로 낮추기로 했다. 정시 확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역 재학생들의 경쟁력 약화를 보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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