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차가운 천체에도 지구 외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계 생명체를 추적하는 학자들은 주성으로부터 일정한 빛이 도달하고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는 천체를 주로 탐사해 왔다.
미국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캠퍼스(NYU) 우주물리학 연구팀은 7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차갑고 어두운 천체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외계 생명체 탐사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우주 생명체 탐사 대상은 주로 골디락스 존(해비터블 존) 내의 외계행성에 초점을 맞췄다. 골디락스 존은 항성으로부터 거리가 적당하고 물이 표면에 존재하며, 생명을 유지하기 충분한 빛이 닿는 범위를 말한다.

연구팀이 차갑고 어두운 행성까지 외계 생명체 탐사 범위를 넓히자고 제안한 이유는 우주선(우주방사선)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시뮬레이션에서 골디락스 존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외계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서로 다른 수준의 우주선이 태양계 행성 화성과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 목성 위성 유로파 등 3개의 차가운 천체 표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얼음층 아래 물이 있다고 생각되는 엔켈라두스와 유로파에 닿은 우주선이 방사선 분해를 일으키는지 중점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세 천체 모두 어느 정도의 방사선 분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떠올랐다. 특히 엔켈라두스가 방사선 분해를 통해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의 개념을 방사선 분해형 거주 가능 영역(Radiolytic Habitable Zone)으로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NYU 디미트라 아트리 교수는 “우주선은 우주 공간을 떠도는 고속의 입자 빔으로, 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의 지하 깊은 곳까지 파고들 수 있다”며 “지하에 물이 있는 외계행성에 우주선이 닿으면 라디올리시스(radiolysis), 즉 방사선 분해가 일어나 물이 분해되고 전자가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에도 어둡고 추운 환경에서 이 에너지에 의해 살아남는 미생물이 파악됐다”며 “외계 생명체도 방사선 분해를 통해 생존 가능할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해비터블 존의 정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항성의 빛이 닿는 온난한 행성은 물론, 물이 지하에 존재하고 우주선에 노출되는 차갑고 어두운 천체도 적극 조사할 것을 역설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우주 생명체가 존재할 장소에 대한 개념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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