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에 파괴된 북한제 희귀 박격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선에서 발견된 북한제 140㎜ 박격포를 FPV(First Person View) 드론으로 정밀 타격해 완전히 파괴했다. 이 무기는 1980년대 초 북한이 중국 W76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장비로, 희소성과 정체불명에 가까운 제원 때문에 서방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스터리 무기’로 불려왔다.

현지에서는 북·러 무기 거래의 상징이라며 ‘김정은의 선물’이라는 비꼬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번 공격 장면은 드론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으며, 포신이 직격당한 뒤 폭발이 일어나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모습이 포착됐다. 실전에서 이 장비가 격파되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향후 군사 분석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존재 불명’에서 실체 드러난 1982년형 무기
러시아군이 해당 장비를 운용한다는 첫 보도가 나온 것은 지난 6월이었다. 그러나 당시 방산 전문 매체와 전문가들은 “북·중·이란 어디에도 140㎜ 박격포가 현역 장비 목록에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러시아가 보유한 160㎜ 박격포 재고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북한이 160㎜급 장비를 제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제 전투 중량은 230㎏으로 120㎜급과 비슷해 혼란이 계속됐다. 이후 대만과 서방의 무기 분석가들이 북한이 1982년 중국 W76을 개조해 만든 140㎜ 박격포임을 밝혀냈다. 북한은 후장식 구조를 총구 장전식으로 바꾸고 무게를 대폭 줄였으나, 사거리는 원형보다 짧아 약 8㎞로 추정된다. 이 장비는 채택 후 10년이 지나서야 처음 공개됐고, 주요 군사 데이터베이스에도 등록되지 않아 존재 자체가 불확실했다.

2000달러 드론이 수만 달러 무기 파괴
이번 격파 작전에서 사용된 FPV 드론은 개조형으로, 제작 비용이 1000~20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북한제 140㎜ 박격포는 한 문당 수만 달러의 가치를 지니며, 탄약과 운용 부대 훈련비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훨씬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력 간 비대칭 전의 대표 사례로 평가한다. 저비용 드론이 고가의 무기 체계를 무력화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지만, 희귀 장비가 이런 방식으로 파괴된 경우는 드물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FPV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해 러시아군의 방어선과 장비를 소모시키고 있으며, 전선에서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향후 전쟁 양상에서 소형 드론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북·러 군사 협력의 상징적 사례
북한제 140㎜ 박격포의 전선 배치는 양국의 군사 협력이 단순한 소총·탄약 지원을 넘어 특수 장비 제공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무기와 기술, 군사 훈련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특히 러시아는 서방 제재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자국 무기 생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북한산 장비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례는 북·러 무기 거래의 구체적 증거로, 향후 유엔 대북 제재 논의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서방 군사 매체들도 이를 “양국의 전략적 연대가 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발휘한 장면”으로 평가했다.

향후 전쟁 양상에 미칠 파장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장비 파괴를 넘어, 전장에서의 기술·경제적 비대칭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다. 고가 장비가 저렴한 드론에 무력화되는 현상은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군대의 방어 전략에도 경종을 울린다. 전문가들은 향후 러시아군이 북한산 무기 의존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타격 전략도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북한의 특수 장비가 실전에 투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과 서방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이번 전투 장면은 단순한 전과 기록이 아니라, 현대전의 흐름과 북·러 관계의 심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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