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사용 무인기 대량 도입 추진
일본 정부가 2026년도 예산에 군사용 무인기 대량 도입 예산을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내년 예산안에 1,000억 엔(약 9,400억 원) 이상을 배정해 육상·해상·항공 자위대에 무인기를 조기 배치하는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단기적으로 무인기 전력을 신속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생산 체제를 구축해 지속적인 전력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다.
양적 우위 확보 전략
일본 정부는 이번 도입 방침의 핵심을 ‘질보다는 양’에 두고 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선 수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작전 수행 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일본은 지난 2022년 수립한 ‘방위력 정비 계획’에서도 무인기를 병력 위험을 줄이는 핵심 수단으로 규정한 바 있으며, 이번 예산 조정은 해당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단기·장기 계획 병행
일본 정부는 단기적으로 해외에서 검증된 무인기를 도입해 즉시 전력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국 내 생산 체계를 마련하는 이중 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터키산 저가 무인기 도입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터키의 무인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실전 경험이 강점으로, 다량 확보를 통한 초기 전력 강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일본 내 방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설계·생산 능력을 확보해 향후 독자 모델 개발로 전환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각 자위대별 배치 계획
육상 자위대는 정찰과 표적 획득 임무에, 해상 자위대는 해양 감시와 대잠수함 작전에, 항공 자위대는 공중 감시·정찰 및 전자전 임무에 무인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본 방위성은 올해 4월 ‘미래 전투 개념 검토팀’을 신설해 무인기 운용 방식, 전력 통합, 훈련 체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해당 팀은 무인기와 유인기의 연계 작전, 전자전 대응 능력 강화,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자동화 기술 적용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 중이다.
기존 무인기 도입 사례
일본은 이미 미국 MQ-9B 해상 감시용 무인기 도입 예산 415억 엔(약 3,900억 원)을 2025년도 예산에 반영했다. 또한 소형 공격용 무인기 확보를 위해 32억 엔(약 300억 원)을 배정했다. MQ-9B는 장시간 체공과 광역 감시 능력을 갖춘 기종으로, 해상 자위대의 원해 감시 능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공격용 무인기는 도시·섬 지역의 근거리 타격과 비정규전 대응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이 무인기 전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안보 환경과 파급 효과
일본의 군사용 무인기 대량 도입 계획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동중국해·서태평양 해역에서의 갈등 심화 등 지역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무인기 전력 강화는 일본의 작전 반경과 감시 능력을 확대해, 유사시 한·미 동맹과의 연합 작전에서도 역할 비중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무인기 대량 배치는 역내 군비 경쟁을 심화시키고, 주변국의 경계와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결정은 단기 전력 강화와 장기 방산 자립을 동시에 노린 전략”이라며, “향후 기술 확보 속도와 운영 효율성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