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베트남 첫 수출 성사
한국의 대표적인 자주포 K-9이 마침내 베트남에 수출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20문을 약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3,500억 원)에 공급하는 정부 간(G2G)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 계약으로 베트남은 세계에서 11번째 K-9 운용국이 되었으며, 이는 한국산 자주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사례로 기록된다.
동남아 최초 진출과 K-방산의 상징성
K-9은 이미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 등에서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K-9이 이번에 동남아시아로 영역을 넓히게 된 것이다.
베트남 수출은 한국 방산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이자, 지역 내 무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과의 첫 무기 거래
이번 계약은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첫 무기 판매 사례다. 과거 한국은 베트남에 퇴역한 초계함을 무상 공여한 적은 있었지만, 무기 판매 계약은 전례가 없었다.
특히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로, 이번 거래는 한국산 방산 제품이 공산권 국가로 수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한국 방산 수출 시장의 다변화와 정치·외교적 외연 확장을 상징한다.
베트남의 도입 배경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장거리 화력 지원과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국제 방산시장에서 이미 실전 경험과 성능을 입증한 K-9 자주포는 베트남군의 장비 현대화와 해안·도서 방어 능력 강화에 적합한 선택지로 평가받았다.
G2G 계약의 의미와 장점
이번 수출은 정부 간 거래 방식으로 진행됐다. G2G 계약은 국가가 직접 계약 주체로 나서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대규모 무기 도입에서 흔히 활용된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계약 이행과 품질 보증 측면에서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고, 한국은 안정적인 수출 절차와 애프터서비스 체계를 제공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계약 후 신속한 납품을 통해 베트남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과 파급 효과
K-9의 베트남 수출 성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도 자주포 전력 증강을 모색 중인 만큼, 베트남 사례가 긍정적인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산 전문가들은 “K-9이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한국산 지상 전력 체계 전반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며,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한·베 국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라고 분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