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정, 미국·한국 동시 비난…대화 가능성 전면 부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강하게 비난하며 대화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에 불과하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오는 북한의 의중 전달 가능성을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김여정은 “우리가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은 없다”면서 과거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이 정책에 반영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향한 비판과 회담 불참 의지
김여정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집착하는 회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눈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일부에서 제기된 미·러 정상회담 계기 북·미 간 간접 소통 가능성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그는 미국 측이 북한의 입장을 러시아를 통해 전달받을 것이라는 관측 자체를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지적하며, 대미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남한 정부 대북정책 ‘개꿈’으로 폄하
김여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취해진 대북 긴장 완화 조치에 대해서도 혹평을 쏟아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는 “‘근거 없는 일방적 억측이고 여론 조작”이라며 “확성기를 철거한 적도, 철거할 의향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일부 조정에 대해서도 “헛수고”라고 평가절하하며, 한국의 조치를 ‘잔꾀’와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확성기·군사훈련 관련 강경 입장
김여정은 “한국이 확성기를 철거하든, 방송을 중단하든, 훈련을 연기하든 축소하든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의 대북 선전 방송 중단이나 훈련 축소 조치가 북한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정면으로 부정한 발언이다.
그는 대남 심리전 수단의 유지와 군사적 대응 태세 강화를 동시에 시사하며,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미연합연습 비난과 도발 명분 축적
김여정은 한미연합연습 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발적 행위’로 규정하며, 북한이 향후 군사적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담화는 미·러 정상회담이라는 국제적 이벤트 직전에 발표돼, 북한이 외교·안보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강경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제사회와 향후 전망
북한의 이번 담화는 미국·한국과의 대화 단절 의지를 재확인한 동시에,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신호로도 해석된다. 러시아와의 정상 간 소통 직후 나온 발언은 북한이 미·러 간 관계 변화 속에서 새로운 외교·군사적 입지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북한이 대남 확성기 재가동, 군사훈련 확대, 미사일 발사 등 행동으로 강경 태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가 단순한 수사적 비난을 넘어, 향후 한반도 정세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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