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이 만든 ‘30일의 눈’
미 해군이 기존 감시·정찰 개념을 뒤바꿀 차세대 무인기 도입을 예고했다. 미국 방산기업 스카이웰러 에어로(SkyDweller Aero)가 개발한 이 드론은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무려 30일 동안 연속 비행이 가능하다. 낮에는 태양광 패널로 비행과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하고, 밤에는 축적한 전력을 사용해 비행을 이어간다. 이론적으로는 정비만 해결되면 무제한 체공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최대 이륙중량 2.5톤, 360kg의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으며, 고도 7km까지 상승할 수 있어 광범위한 작전 범위를 갖는다.

전장 감시를 위한 완벽한 플랫폼
이 무인기는 고속 침투형 전투 드론과 달리, 저속·고고도에서 장기간 머물며 전장을 감시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동체에는 100장이 넘는 태양광 패널이 장착돼 장기 체공의 핵심 동력이 된다. 탑재 장비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감시 장비를 비롯해 소형 레이더, 통신 중계 장치까지 포함된다. 덕분에 단일 기체로 감시·정찰·통신망 유지 등 다중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해상 초계기나 대형 정찰 드론처럼 자주 이착륙하거나 보급을 받을 필요 없이, 민감한 해역이나 전장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남중국해·대만 해협 감시 임무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 드론이 남중국해나 대만 해협 같은 전략 요충지 감시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장기 체공이 가능하다는 점은 특정 해역에 지속적으로 ‘하늘의 감시자’를 띄워놓는 것과 같다.

항모전단, 대규모 해상 훈련, 군사 장비 이동 등 모든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으며, 필요 시 통신망 중계까지 수행해 전장 연결성을 유지한다. 이런 특성은 중국 항모전단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무인기 체계와의 차별성
미군은 이미 글로벌호크나 MQ-9 리퍼 등 고성능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은 장기간 체공보다는 고속 기동이나 대형 임무 장비 운용에 특화돼 있다. 반면 스카이웰러의 태양광 장기체공 드론은 ‘위성과 유인기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전략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위성은 넓은 범위를 포괄하지만 실시간·지속 감시에는 한계가 있고, 유인기는 작전 시간과 비용에서 제약이 따른다. 이 드론은 저비용으로 장기 작전이 가능해, 미군의 글로벌 감시 체계에 새로운 층위를 더한다.

미래 전장 전략 변화 예고
미 해군의 이번 도입 계획은 단순한 장비 교체를 넘어, 향후 전장에서 지속적인 정보 우위와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지속 감시가 가능해지면 적의 행동 패턴 분석, 위기 조기 경보, 실시간 전력 배치 조정이 가능해진다. 드론 기술이 전장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도 이런 장기체공 감시 플랫폼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장 감시의 ‘새 표준’이 될 수 있는 이 기술이 향후 군사력 경쟁 구도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