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남자만 야간 투입” 을지훈련 성평등 논란
올해 국가비상사태 대비 ‘을지훈련’이 전국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이 남성 위주로 야간 훈련 근무자를 배치해 사내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실제 국가 비상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비상소집과 24시간 대응체계 속에서 직원 성별에 따라 주·야간 근무를 달리 정한 일이 드러나며, 성평등 원칙 및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남성 야간·여성 주간’ 배치…사내 게시판부터 현장 불만 표출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은 21일까지 진행되는 을지훈련에 참여하며, 직원 44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문제는 야간 훈련(오후 9시~다음날 오전 9시)에 남성 직원이 우선 배치되고, 여성 직원은 주간근무에 분산된 점이다. 사내 게시판에서는 “왜 성별에 따라 근무 기준을 달리하느냐”, “편견 아닌가”라는 글이 수천회 조회되며 수십건의 의견이 분출됐다.
일부는 “성평등 교육자료를 배포하더니 현장에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며 근무표 기준 공개를 요구했고, “비상 상황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게 무슨 의미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관리측, 직원 불만에도 불구 ‘관행적’ 시행…후폭풍 예고
문제는 이같은 불만이 을지훈련 전부터 제기됐으나, 기관은 별다른 대책 없이 그대로 시행했다는 점이다. 직원들의 불편, 불공정 인식, 성차별 논란이 무시된 채 ‘전통적·관행적’ 방식대로 야간 훈련에 남성 인력을 우선 편성한 셈이다.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은 약 800명 규모의 대형 조직이며,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돼 훈련 내내 고강도 대응이 요구된다. 실제 전시·비상 상황에서 업무 배치가 성별에 따라 달라진 점은 사회적 가치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체 훈련 과정, 기관별 성평등 정책 일관성 논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 을지훈련을 주관하는 기관들은 최근 성평등, 다양성, 포용성 강조 교육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실제 대규모 훈련이나 국가 비상상황에서는 여전히 관행적·편의적 방식이 남아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비상 대응능력, 업무 집중력, 조직 효율성
등을 고려한다 해도, 남성에 야간근무 부담이 집중된 근무체계는 조직 내 불신과 불만을 키울 여지가 크다.

전국 비상훈련, 성별 구분 아닌 ‘역할과 역량 기준’ 절실
을지훈련 등 국가비상사태 대응 훈련은 실제 전시·재난상황을 가정해 종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목적이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직무 역량, 전문성, 건강상태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인력을 합리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원 개개인의 역할과 준비수준, 근무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직 문화와 실질적 평등을 기반으로 훈련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비상훈련의 ‘성별 구분’, 과거식 관행에서 벗어나야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야간 남성 집중 배치 사례는, 국가 비상대응 체계의 근본적 개혁과 성평등 관점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사회·조직 변화 흐름에 맞춰 비상상황 훈련에서도 관행을 넘어선 혁신과 투명한 정책이 요구된다. 앞으로 모든 훈련·실무 배치가 성별이 아닌, ‘역량과 역할의 공정 배분’ 기준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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