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선에 등장한 AK 미니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무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은 것은 기존의 전투 체계에서 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방어 무기, 일명 ‘AK-47 미니건’이다. 이 무기는 소총 6정을 원형으로 묶어 동시에 발사하는 방식으로, 공중을 날아드는 러시아의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나 오를란-10 정찰 드론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한 번의 공격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서방제 방공 체계가 매우 고가이고,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우크라이나군과 민병대는 직접 제작한 AK 미니건으로 대안을 찾아 나섰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구조
이 독특한 무기는 AK-47 자동소총 6정을 원형 프레임에 장착해 동시에 발사되도록 설계됐다. 중앙에는 하나의 트리거 시스템이 있어 조작자가 핸들을 잡고 방아쇠를 당기면 여섯 정이 동시에 불을 뿜는다. 발사 속도는 초당 수십 발에 달해 빠르게 움직이는 드론을 근거리에서 제압할 수 있다.

조준을 위해 T자형 사이트가 부착되어 있으며, 삼각대나 고정 지지대를 통해 반동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복잡한 전자식 장치가 아니라 단순한 기계적 연결 구조이기 때문에 누구나 단기간에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간단한 개조지만, 드론 요격에 특화된 화력을 보여주면서 현장에서는 실용성이 강조되고 있다.

장점과 한계가 공존하는 전투용 무기
AK 미니건은 값싸고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기존의 방공 미사일이나 레이더 기반 체계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요구하는 반면, AK 소총과 간단한 철제 프레임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 이는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군에 이상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시에 여러 한계를 지적한다. 무엇보다 유효 사거리가 제한적이다. 자동소총 탄환 특성상 중거리 이상의 고도에서 날아오는 드론을 요격하기 어렵다. 또한 여섯 정의 반동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조작자가 이를 장시간 제어하기 힘들며, 총열 과열 문제가 빠르게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결국 장시간 교전보다는 단발적 상황 대응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전장에서 보여주는 전술적 유연성
이 무기에 대한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는 “궁여지책이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전쟁 상황에서의 창의성을 높게 평가한다. 반면 다른 일부는 “실전에서 큰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많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러시아의 압도적인 드론 공세를 맞서 싸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무기 개발은 단순한 전술적 대응을 넘어, 우크라이나군이 민병대와 함께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전장을 버텨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이 만든 ‘현장형 무기’의 상징성
AK 미니건은 대규모 군수 산업이 아닌, 전장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진 무기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게릴라 부대가 창의적인 무기를 제작했던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 러시아가 드론을 앞세워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AK 미니건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심리적·전술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 전과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투원들에게는 “우리가 드론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결국 이 무기는 단순한 소총 결합체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 태어난 자생적 방산 아이디어이자 우크라이나군의 생존 전략을 상징하는 무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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