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풍은 흔히 ‘남성 질환’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중년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폐경기를 지난 여성들에게 통풍 환자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문제는 여성 통풍 환자가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통풍이 적게 발생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다른 관절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통풍이 나타나는 것은 의학적으로 명확한 이유가 있다.

여성 호르몬의 보호 효과 소실
여성에게 통풍이 적게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혈액 속 요산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폐경을 맞이하면 이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든다. 그 결과 남성과 마찬가지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고,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이면서 통풍이 발생한다.

특히 무릎, 발목처럼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서 통증이 두드러진다. 이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다.

폐경 후 통풍이 무릎에 잘 오는 이유
여성의 통풍은 남성과 달리 무릎에서 먼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은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이면서도 혈액순환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아 요산 결정이 잘 쌓인다. 또한 폐경 이후 여성들은 골밀도가 낮아지고 근육량도 줄어 관절이 쉽게 약해진다.

이런 환경은 요산 결정이 염증을 일으키기 좋은 조건을 만든다. 따라서 무릎이 붓고 열감이 있으면서 통증이 심하다면 단순 관절염이 아니라 통풍을 의심해야 한다.

다른 질환과의 구분이 중요하다
폐경기 여성에게 무릎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통풍은 관절염과 달리 발작처럼 갑자기 통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붉어지며 열감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방치하면 요산 결정이 뼈와 연골까지 손상시켜 만성 통풍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통풍이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인식 탓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혈액 검사와 관절액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관리와 예방 방법
폐경 이후 여성은 요산 수치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류, 내장류, 맥주 같은 고퓨린 음식 섭취를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요산 배출을 도와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면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미 통풍이 진단되었다면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무릎 통증을 단순 노화로 여기지 않고, 통풍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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