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한 신형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적으로 차세대 장갑차 개발에 돌입했다. 레드백 장갑차의 해외 수출 성과를 발판으로 이번에는 한국 육군이 직접 요구한 요구 성능을 반영해 2030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다. 단순한 개량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장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에 터키 방산업체와 협력하면서 국제 협력형 프로젝트로 진행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사업은 K-21 장갑차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터키와의 협력, 생존성 강화의 열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터키 아셀산(ASELSAN)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차세대 장갑차 사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 핵심은 터키가 실전에서 검증한 소총 사격 감지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적의 총탄이 발사되는 위치를 즉각 탐지해 전자 지도에 표시할 수 있으며, 악천후 상황에서도 정확도를 유지한다.

특히 쿠르드족 무장 세력과의 실전에서 운용되며 효과가 입증된 바 있어 우리 군도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장갑차 생존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검증된 외국 기술을 과감히 받아들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은 터키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검증된 해외 부품과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45톤급 중장갑차, 인공지능 네트워크로 무장
차세대 장갑차의 제원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났다. 전투 중량은 45톤급으로, 현재 운용 중인 K-21(25톤급)보다 약 두 배에 가까운 무게다. 이는 곧 방어력의 대폭 강화로 이어진다. 포탑은 STANAG 레벨 6 방호 기준을 충족하며, 능동방어체계와 아이언비전 360도 관측 시스템이 결합해 생존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전장 네트워크가 통합되어 아군 드론·무인기가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위협을 분석해 자동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12.7mm·7.62mm 기관총이 장착된 원격사격통제장치(RCWS)가 기본 무장으로 들어가 근접 방어 능력도 강화된다. 단순한 장갑차가 아니라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장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천검 미사일 탑재, 전차도 파괴하는 화력
무장 체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국산 ‘천검’ 미사일의 채택이다. 레드백 장갑차에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이 통합됐지만, 차세대 장갑차에는 국산 무기를 탑재해 완전한 독자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천검 지대지 버전의 사거리는 8km에 달해 기존 현궁 미사일보다 3배 이상 길다. 이는 장갑차가 안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적 전차나 요새화 목표를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무인기 정찰과 연계된다면 단독 작전으로도 먼 거리의 적 전차 부대를 무력화할 수 있다. 사실상 장갑차 수준에서 전차에 필적하는 화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현 K-21 장갑차로는 달성할 수 없는 새로운 전투 능력이다.

수출 전략까지 고려한 설계, 2030년 양산 목표
레드백이 호주군에 채택되며 성과를 올렸지만, 낮은 국산화율과 높은 가격, 기술 이전 제한이라는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장갑차를 처음부터 수출 전략형으로 기획해 설계 유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 부품을 효과적으로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성능을 보장하고, 절충교역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특히 폴란드에서 개발한 무인 포탑을 신형 장갑차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개발 일정은 K-21 4차 양산 종료 시점과 맞물려 2030년부터 본격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단가는 대당 80억 원 수준으로 K-21보다 다소 높지만, 레드백급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군의 차세대 주력 장갑차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크게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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