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무기까지 사용되는 어린이 훈련
러시아 남부 돈강 훈련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위장 군복을 입고 행군, 포복,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는 여덟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다양하며, 교관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인물들입니다.
일부 아이들은 장난감 무기를 사용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실제 무기를 다루며 군 복무 현장을 그대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어린 참가자들은 “조국을 위해 복무하고 싶다” “한계를 시험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군사적 가치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국가적 차원의 애국주의 교육
이러한 캠프는 단순한 체험 활동을 넘어, 러시아 당국이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애국주의 교육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전쟁 장기화로 사회 분위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군사적 자부심’을 심어주고 국가의 결속을 다지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에게는 조기 군사훈련과 애국주의 선전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관들의 역할과 세대 전승
훈련을 맡은 교관들은 실제 전장에서 부상을 입거나 현재 치료 중인 참전용사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전하며 “어린 세대가 군사적 단결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교관은 자신의 딸까지 훈련에 참여시키며 “아이들이 뒷골목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애국심을 기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전쟁 경험을 세대 간에 전승하는 방식이 국가 전체의 ‘군사화된 일상’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비판의 목소리…“사실상 세뇌 교육”
하지만 아동권리 보호 단체와 국제 사회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실제 무기 사용법, 드론 제작법까지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전쟁 세뇌’라는 지적입니다.
러시아 시민단체 ‘네 노르마’는 어린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런 활동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이들이 전쟁을 놀이처럼 받아들이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무력에 대한 감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러시아 사회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로 경제와 사회가 큰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잠재적 군인’으로 육성하려는 흐름은 국가적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교육과 평화 대신 군사화된 사고에 익숙해지는 부작용도 크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가 큽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는 애국심을 강화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제 사회에서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제적 파장과 전망
어린이 군사훈련 캠프의 확산은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입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은 러시아 정부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조사 착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미래 세대까지 전쟁에 동원하려 한다’는 인식은 서방의 제재와 정치적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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