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736만원에 팝니다”…’독보적 가성비’ 준중형 SUV의 정체

중국 자동차 시장에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른 전기 SUV가 등장했다. 체리가 합리적인 가격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신형 전기 SUV 풀윈 X3 시리즈를 공식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최근 체리는 시작가 8만9900위안(약 1736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풀윈 X3와 X3 플러스를 공개했다. 이어 오는 29일에는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인 X3L EREV를 선보일 예정으로 단일 모델이 아니라 라인업 확장을 통해 존재감을 더욱 넓히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풀윈 X3 시리즈의 디자인은 최근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박스형 형태를 기반으로 한다. 각진 차체 실루엣과 L자형 헤드램프, 루프랙, 외장 수납 박스 등이 더해져 정통 오프로더 감성을 자극한다. 이는 단순히 도시형 전기차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SUV로 포지셔닝하려는 체리의 의도를 드러낸다.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기본형 X3는 전장 4327mm, 휠베이스 2715mm로 소형과 준중형 SUV 사이에 위치한다. 상위 모델인 X3 플러스는 전장을 4380mm까지 늘리며 더욱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고, 최대 625mm 도섭 성능으로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 구성을 보면 기본형 X3는 185kW 전기 모터와 50~68kWh 배터리를 탑재해 후륜구동 방식으로 최대 520km를 달린다. 중국 CLTC 기준이지만 일상 주행에 충분한 수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여기에 X3 플러스는 전륜 모터를 더해 합산 255kW, 약 342마력에 달하는 사륜구동 성능을 확보했다. 오프로더 SUV라는 성격을 살려 가격 인상 없이 사륜구동 옵션을 추가한 점은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실내 구성은 대형 중앙 화면과 첨단 칩셋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X3 플러스에는 퀄컴의 고성능 8155 칩이 전 트림에 적용돼 인포테인먼트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자동 주차 기능까지 지원하는 팰콘 500 ADAS 시스템이 탑재됐다.

적재 공간도 강점이다. 두 모델 모두 5인승 구조에 최대 1200L 이상의 수납 능력을 제공해 실용성을 높였다. 이로써 소형 SUV 체급임에도 패밀리카 용도로 활용하기 충분한 공간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운다.

체리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신차 투입이 아니라,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기존 내연기관 위주 모델에서 벗어나 전동화 SUV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며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디자인 언어가 눈에 띈다. 각진 차체와 오프로더 감성은 캠핑·차박·레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도시와 야외를 모두 아우르는 다목적 SUV로의 정체성을 부각시킨다.

가격 경쟁력 역시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수백 종의 모델이 난립할 정도로 포화 상태지만, 10만위안대 이하 전기 SUV에서 디자인·성능·기능을 동시에 갖춘 차는 많지 않다. 체리는 이 틈새를 정조준했다.

또한 풀윈 X3는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모델이 아니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대형 디스플레이 등 최신 트렌드를 충실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리가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배지 전략이 있다. 풀윈 X3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 기존 iCar 03을 기반으로 상품성을 개선한 차량이다. 이를 통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하며 시장 투입 속도를 높였다.

배터리 원가 절감도 한몫했다. LFP 배터리를 적극 채택해 가격을 낮춘 것이다. 에너지 밀도는 NCM 배터리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원가가 20~30% 저렴해 가성비 전기차 전략에 적합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풀윈 X3가 체리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저가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풀윈 X3는 단순한 가성비 SUV를 넘어 체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포화된 중국 전기차 시장 속에서 이 도전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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