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특수작전훈련 참관의 의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구분대와 특수작전부대의 훈련을 참관했다. 북한 매체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배경에는 단순한 훈련 점검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최근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응해, 북한은 ‘특수부대 강화’를 통해 비대칭 전력 확대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직접 저격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새로운 무기를 시연한 행위는, 대내적으로는 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대외적으로는 전쟁 준비 태세를 과시하려는 이중적 목적을 드러낸다.

신형 저격수보총과 무장 현대화
이번 훈련에서 김정은이 가장 주목한 것은 국방과학원이 자체 개발했다는 ‘신형 저격수보총’이었다. 그는 이를 직접 살펴본 뒤 “우리 부대들이 새세대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저격수 장비 현대화에 투자해왔지만, 이번 발표는 단순한 장비 교체가 아니라 ‘국산화’ 성과를 강조하는 성격이 강하다. 서방 제재 속에서도 자체 무기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군사적 자립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저격수 중심의 특수작전 강화 전략
김정은은 저격수를 ‘전장에서 백발백중의 저격술로 적을 제거하는 사냥꾼’이라고 규정하며, 저격수 양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북한 특수부대의 작전 교리 변화와 연결된다.
대규모 전면전보다는 기습적이고 정밀한 타격 능력을 높여,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지휘 체계나 전략 거점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중앙저격수양성소 설립을 언급한 점은, 북한이 특수부대를 핵심 전력으로 체계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수작전부대의 훈련 실태와 목적
김정은이 참관한 훈련에는 실탄 사격, 종합특수체육훈련 등이 포함되었다. 이는 단순한 전술 훈련을 넘어 전투원의 체력, 정신력, 전투기술을 동시에 점검하는 과정이다. 북한 매체는 이를 “실전적 전투훈련”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북한이 전시 작전 수행 능력을 부각시키려는 선전 효과와 맞물린다.
특히 김정은이 “놈들이 동무들을 보기만 해도 공포에 떨게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특수부대가 단순한 전투집단을 넘어 심리적 공포를 유발하는 무기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의도를 드러낸다.

위장복과 전술 장비 보급 확대
김정은은 국방성에 저격수구분대용 위장복을 지역·계절별 특성에 맞춰 생산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는 북한군이 기동성과 은폐 능력을 강화해 전장에서 생존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현대적 전투 방식에 맞는 장비 체계를 보완하려는 조치다.
특수부대는 일반 보병과 달리 적진 후방 침투와 기습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장비와 피복의 현대화는 단순한 편의가 아닌 전력 유지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북한이 이런 세부적 지시를 공개한 것은 ‘준비된 군대’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북한의 전략적 메시지와 파급력
이번 훈련 참관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맞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이 직접 눈물을 보이며 전사자 유족을 위로했던 보훈행사와 연결되어, ‘애민 지도자’이자 ‘강력한 군 통수권자’라는 이중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결국 북한은 특수부대를 전쟁 수행의 중추적 전력으로 내세우며, 대내적 결속과 대외적 위협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시가 실제 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정밀타격 능력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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