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훈련 중 추락, 유압 결빙이 배경이었다
지난 1월, 알래스카 훈련 중 F‑35 전투기 한 대가 랜딩기어 결빙으로 추락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전투기의 가격만 약 1억 9,650만 달러, 한화 약 2,700억 원 이상이 손실됐다. 사고조사 결과, 랜딩기어 유압 시스템이 물 오염으로 인해 결빙되었고, 이로 인해 무게 감지 센서가 지상에 있다고 판단하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무게 감지 오작동, 비행 중 ‘지상 모드’로 착각
해당 시스템의 오작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졌다. 무게 감지 센서는 항공기가 이륙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해 각종 비행 모드를 전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결빙으로 인해 비행 중에도 항공기를 지상에 있는 것으로 오인한 소프트웨어는 ‘지상 모드’로 전환되었고, 해당 상황에서 조종사가 기체를 제대로 제어할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터치 앤 고 시도했지만, 추락 방지 실패
조종사와 지상 엔지니어는 총력을 다했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조종사는 두 차례에 걸쳐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다시 이륙하는 ‘터치 앤 고’ 시도까지 했지만, 랜딩기어는 정상 복귀하지 않았고 추락을 막지 못했다.

지상에서는 록히드마틴 엔지니어 팀과 함께 50분 이상 화상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음에도, 끝내 사고는 피할 수 없었다.

극지방 운용의 경고, 다른 나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F‑35의 무게 감지 센서 오류 위험은 이미 2024년 정비 지침을 통해 경고된 사항이었다. 사고 이후 동일 기지 내 다른 F‑35에서도 유사 결빙 사례가 보고되었다. 극지 환경, 특히 북극권 인접 국가들인 핀란드, 노르웨이, 캐나다(2026년부터 납품 예정) 등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극저온 운용에 따른 시스템 결빙 문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술적 취약점에서 전진의 실마리로
이번 사고는 비극 그 자체지만, 기술적 약점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방산 안전성 강화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결빙 방지를 위한 유압 시스템 개량, 무게 감지 센서 보정, 소프트웨어 오류 방지 알고리즘 개선, 그리고 저온 비행 전용 운영 매뉴얼 보완 등이 가능한 대응책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투기 도입국들은 해당 사례를 참고해 운용 환경을 고려한 협력과 기술 개발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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